136. 2002년 5월25일, 토요일, 뭄바이, 맑음
136.1 호수의 도시 우다이푸르
우다이푸르는 라자스탄주에 속해 있지만, 비교적 고지에 위치하여 사막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도시이다. 게다가 고지에 인공으로 커다란 호수 3개를 만들어 놔서 다른 지역보다는 덜 더운 도시이다.
그래서 우다이푸르는 호수의 도시, 꿈의 도시, 동양의 베니스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또 도시의 인구도 상대적으로 적어 다른 도시보다는 조용한 편이다.
우다이푸르의 역사는 1567년에 라지푸트 가문의 왕인 “마하라자 우다이 싱그”가 세운 도시로 우다이푸르를 본격적으로 꾸미면서 수도로 삼았다. 하지만 그의 아들 프라타프 대에 가서 델리의 무갈황제 악바르의 공격에 소수의 병력으로 무려 25년동안이나, 힘들게 버티다가 함락되었다고 한다. 당시 무갈황제 악바르는 자이푸르 조디풀을 손쉽게 함락하고 우다이푸르로 향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이살메르는 함락시키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로도 도시의 아름다움에 끌린 끊임없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도시가 되었다.
비록 사막과는 거리가 멀지만, 라자스탄의 지방색이 완연히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도시이다. 여자들도 세련되고 예쁜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여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 또 사리들도 다른 지역보다 좀더 색깔이 화려하고 디자인도 우아하다.
남자들의 얼굴은 마치 어릴 때 신밧드의 모험에 나오는 재미있게 생긴 아저씨 얼굴모습을 하고 있고, 어울리지 않는 귀걸이에, 낙타가죽 신발을 신고 있는 아저씨들이 웃기다.
이곳에는 3개의 호수, 페테사가, 스와루프사가, 피촐라사가 가 있다.
사가(사가르)는 힌디로 호수라는 뜻이다.
이곳에 오면 꼭 호수에 배로 관람을 하기 바란다. 호수에서 바라보는 시티팰리스는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다. 마치 이탈리아의 베니스에 온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피촐라 호수의 가운데에는 레이크펠리스라고 하여1746년에 마하라나 자갓싱그가 지은 하얀 대리석의 아름다운 궁전이 있다. 지금은 호텔로 개조되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텔로 손꼽히고 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도 이곳에서 잠을 자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이 밖에 볼거리는 자그디쉬사원, 민속 박물관, 사헤리온끼 바리, 등이 있다.
인도의 몇 안 되는 휴양지로 우다이푸르를 꼽는 이유가 충분한 아름다운 도시이다.
136.2 장염에 걸렸다.
요 몇일 동안 너무 더웠다. 평균기온 45도… 오~ 이게 어디 한국에서 상상을 할수 있는 온도인가? 사우나나 가야 느끼는 온도지…
물을 먹어도 먹어도 화장실을 안 간다. 그 이유는 그만큼 땀을 흘린다는 이야기다.
요즘 보통 하루에 5리터씩 물을 먹었다. 안 먹으면 죽겠으니 먹어야지…
결국 그러다가 엊그제부터 배가 아팠다.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이게 오늘에 와서 장난이 아니다.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다. 배가 뒤지게 아프다. 아랫배가 아니라, 윗배가 무진장 아프다. 안 먹어도 아프고 먹어도 아프다.
오늘 낮에 병원에 갔다. 진료 결과… “장염” 이란다.
오 마이 갓… 나의 튼튼한 몸이 드디어 인도의 더위에 넉아웃을 당하다니…
병원에서 약을 한 뭉탱이를 받아왔다. 그리고 물을 그냥 먹지 말고, 일렉트랄이라고 하는 포도당+소금+산 등이 배합된 가루약을 타서 먹으란다.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한다.
몸 조심 해야 겠다. 이러다가 그냥 인도에서 퇴출당할라…
136.3 완전히 동네버스인 인디아 에어라인
오늘 저녁 붐바이를 경유하여 고아로 가려고 비행기를 예약을 하고 공항에 갔다. 저녁 8시30분 비행기. 오늘도 비행기가 딜레이 될것이라 예상을 하고 천천히 7시40분쯤에 공항에 도착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왠 일… 8시에 비행기가 우다이푸르에 도착을 한 것이다. 오~ 오늘는 제대로 가겠구나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커다란 착각.
비행기는 8시30분이 되어도, 9시가 되어도, 9시 30분이 되도 출발할 생각을 안하는 것이었다. 이유인즉, 자이푸르에서 조디푸르를 경유하여 우다이푸르로 와야 되는데, 조디푸르의 기상악화로 조디푸르를 경유하지 않고 직적 우다이푸르로 온것이다. 그래서 일찍 도착했는데, 문제는 조디푸르행 승객들이 안 내리고 조디푸르 가자고 우기는 것이었다. 결국 10시30분쯤에 비행기를 탔으나, 그때 조디푸르의 기상이 다시 좋아졌다고 조디푸르로 갔다가 뭄바이로 바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조디푸르 상공에서 다시 기상악화로 착륙실패,(무서워 죽는 줄 알았음) 결국 자이푸르로 돌아갔다. 이때 시간 이미 12시가 넘었음.
자이푸르에서 착륙하여, 기름넣고, 저녁식사 먹고, 약 1시30분쯤에 다시 뭄바이로 출발, 결국, 뭄바이에 새벽 3시30분쯤에 도착했다.
고아로 가는 연결 비행기? 당연히 놓쳤다. 인디아 에어라인 측에 항의를 했으나, 돈 추가로 안내고 내일 낮에 12시30분 비행기로 다시 잡아 주었다. 그리고 다른 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오늘 뭄바이에서 하루 자게 되었다.
2002년 5월 25일, 뭄바이(원래는 고아에 있어야 함). 맑음.
뜨거운 사막의 열기를 피해 도착한 곳은 라자스탄의 오아시스, **'우다이푸르(Udaipur)'**였습니다. 인공 호수 위에 떠 있는 하얀 궁전들을 보며 "여기가 인도 맞아?"라고 감탄했지만, 그 감동도 잠시. 저는 두 가지 복병을 만났습니다. 하나는 장염이고, 다른 하나는 인디언 에어라인의 '막장' 운항이었습니다.
오늘은 인도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 우다이푸르를 즐기는 법과, 인도 여행 시 꼭 알아야 할 건강/항공 팁을 전해드립니다.
1. 우다이푸르: 왜 '동양의 베니스'인가?
우다이푸르는 라자스탄 주에 있지만 사막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고지대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시원하고, 16세기 마하라나 우다이 싱(Udai Singh)이 도시를 건설하며 만든 거대한 인공 호수들이 도시를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 별명: 화이트 시티(White City), 호수의 도시, 동양의 베니스.
- 특징: 인도 신혼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허니문 여행지이자, 최근에는 재벌들의 '세기의 결혼식'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2. 우다이푸르 핵심 관광 포인트 (Must See)

① 피촐라 호수 (Lake Pichola) & 보트 투어
우다이푸르 여행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 즐기는 법: 해 질 녘에 보트를 타고 호수 위에서 시티 팰리스를 바라보세요. 붉게 물드는 하늘과 호수에 비친 하얀 궁전은 이탈리아 베니스 못지않은 감동을 줍니다.
② 시티 팰리스 (City Palace)
라자스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궁전입니다.
- 관전 포인트: 미로처럼 연결된 화려한 방들과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는 우다이푸르 시내 전경이 압권입니다.
③ 레이크 팰리스 (Taj Lake Palace)
호수 한가운데 둥둥 떠 있는 하얀 대리석 건물.
- 역사: 1746년 왕의 여름 별장으로 지어졌으나, 지금은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Taj 그룹)이 되었습니다.
- TMI: 영화 007 시리즈 <옥터퍼시(Octopussy)>의 촬영지이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도 묵고 감탄했던 곳입니다. (숙박객만 들어갈 수 있으니, 멀리서 눈으로만 담으세요. 1박에 10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④ 자그디쉬 사원 (Jagdish Temple)
시티 팰리스 입구에 있는 힌두 사원. 정교한 조각이 일품입니다.
3. [생존 건강 팁] 인도에서 '물'만 마시면 쓰러집니다
2002년의 저는 45도 더위에 하루 5리터씩 물을 마셨지만, 결국 급성 장염으로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이유는 '전해질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땀으로 염분이 다 빠져나가는데 맹물만 들이키니 탈수와 장 트러블이 온 것이죠.
- 인도전문가's Tip: 인도 약국에서 '일렉트랄(Electral)' 혹은 **'ORS'**라고 불리는 가루를 사세요. (포카리스웨트 분말 같은 것입니다.) 물에 타서 마셔야 체내 수분 흡수가 됩니다. 더운 날씨에 맹물만 마시는 건 위험합니다!
인도 여름 여행에 일렉트랄은 필수입니다. https://gshin.tistory.com/129
113. 인도의 5월, "덥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내 몸이 무너지는 신호
2002년 5월2일, 목요일, 델리, 구름 113.1 체력저하를 느낀다.어제까지 4일에 걸쳐서 인도의 결혼식에 관련해서 일기를 적었다. 대충 적을 건 다 적은 거 같다. 그래서 결혼 이야기는 이제 끝내고…
gshin.tistory.com
4. [그때 그 시절] 전설의 인디언 에어라인 탑승기
지금 인도의 항공사들(Indigo, Air India 등)은 정시성을 꽤 잘 지키지만, 2000년대 초반 국영 항공사 '인디언 에어라인'은 그야말로 **'하늘을 나는 마을버스'**였습니다.
<2002년 5월 25일의 악몽>
- 기상 악화로 경유지(조드푸르) 패스하고 우다이푸르 직행.
- 조드푸르 승객들: "우린 안 내려! 다시 조드푸르 가!" 농성 시작.
- 비행기: 결국 다시 이륙해서 조드푸르 상공으로 감.
- 착륙 실패 후 자이푸르로 회항 -> 급유 및 기내식 냠냠.
- 결국 새벽 3시 30분에 엉뚱한 뭄바이 도착. (내 고아행 비행기는?)
승객 한 명이라도 안 타면 기다려주고, 승객이 우기면 기수도 돌려주던(?) 그 시절의 낭만... 아니, 황당함. 덕분에 저는 고아(Goa)행 연결편을 놓치고, 계획에 없던 뭄바이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맺음말
우다이푸르의 낭만은 달콤했지만, 그곳을 빠져나오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에어컨도 없이 땀 흘리며 마셨던 그 '일렉트랄' 물맛과, 엉망진창이었던 비행 스케줄조차 그리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우다이푸르에 가신다면, 꼭 럭셔리한 호텔에서 편안하게 호수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단, 물에는 꼭 가루 타서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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