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1월25일, 금요일, 델리, 맑음-비
16.1 열심히 힌디 학교 수업을 따라 잡아 가고 있다.
아침에 분명히 맑았는데, 지금 밖에는 비가 온다. 이런… 겨울에 누가 비가 안온다고 했는지… 내가 현재까지 본 바로는 자주 온다. 덕분에 오늘 저녁에 영국문화원 영어수업 끝나고 비 맞으면서 집에 왔다.
다음주 화요일부터 힌디학교 수업을 다른 학생과 같이 듣기로 했다. 즉, 그 동안에는 내가 워낙 기초가 없어서 따로 공부를 했으나, 다음주부터 100반 수업에 합류하기로 한건데, 100반이 월요일 쉬는날이라서 월요일까지만 개인공부하고 화요일부터 정식수업에 참가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요즘 힌디어 공부가 무척 어렵다. 남들에게 물어보니깐, 자기네들이 한달동안 공부한 것을 내가 일주일만에 한다고 난리다. 사실 지금 매일 매일 문법적으로 상당히 많은 양을 배워나가고 있다. 그 문법만 외우고 지나도 머리가 꽉 차는 느낌이다. 문제는 어휘력인데, 그게 지금 턱없이 부족하다. 어휘력이 부족하다 보니, 문법의 이해능력도 점점 떨어져 가고 있다. 어휘력은 나 혼자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결국 다음주의 수업을 따라가는냐 못따라가느냐는 나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16.2 내일이 인도의 개국기념일(Republic Day 아마 우리나라의 개천절 혹은 국가설립일 정도?)
오늘 영국문화원 영어강좌에 학생이 반도 안왔다. 그 이유인즉, 내일이 인도의 개국기념일이기 때문이라나? 웃긴다. 그거하고 수업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애네들은 무슨 공휴일이란 공휴일은 모두 범국민적 축제처럼 보낸다.
어제 일기에는 안적었는데, 어제 앞집에서 생일파티를 했다. 난 처음에 무슨 결혼식이나, 한갑잔치 같은 거라도 있었나보다 생각했었는데, 그냥 생일이란다. 정말 또 웃겼다.
옥상에는 텐트와 부페가 준비되었고, 낮부터 손님이 많이 왔다갔다 했고, 저녁에는 나이트클럽마냥 불빛 돌아가고 춤추고 난리가 아니었다.
그런 인도인들인데, 국가의 공휴일인데 오죽 난리가 아니겠는가?
오늘 영국문화원에서 드디어 친구를 하나 사귀었다. 인도에 온지 보름만에 생긴 친구이다. 아직 겨우 통성명하고, 친구하자고 하고 전화번호 교환한 정도이지만 영어도 잘하고 비교적 외모도 깨끗한 마음이 끌리는 인도인이다. 좀 피부가 검은게 아리안계통인종은 아닌것 같고, 남부지방 인종 같다.
이번 주말에 한번 연락해 볼까 한다. 이 집에 있는 것보다 차라리 나가서 놀다 오는게 더 좋지. 참! 공부도 해야 하는데, 정말~ 이거 문제구만…
16.3 오늘 저녁은 따로 먹었다.
오늘 저녁은 따로 먹고 있다. 지금 11시가 넘은 11시 10분인데, 아까 수업끝나고 10쯤에 집에 와서 밥먹자고 했는데, 지금 준거다. 그런데, 집안식구들은 밥을 안먹고 밥을 내방에 가져다준다. 그래서 물어봤다. 너네 언제 먹을껀데 지금 안먹냐고.
우리들은 1시간뒤에 먹는단다. 증말 짜증나는 사람들이다. 도대체 저녁을 다음날 새벽에 먹는 인간들이 어디있냐..
우리집 이야기를 아침 영어시간에 이야기를 했더니, 영어선생이(참고로 영어선생도 인도인임. 발음이 좀 짜증남) 요즘 인도인은 별로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집은 전형적인 영어로 typical, 펀자비라면서 웃으면서 이야기 했다.
오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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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도인들의 생일 파티에 대해서 적어볼게요.
인도에 십수년을 살면서 인도인 생일 잔치에 수도없이 초대받아 가보았는데, 애 어른 할 거 없이 대박 파티를 합니다.
본인의 생일 파티는 물론, 자녀의 생일 파티에 자녀의 친구의 부모님까지 초대해서 정말 큰 행사를 치릅니다.
적당하게 사는 집안은 그 나름대로 식당하나를 빌리든가 어쨌든 할수 있는 만큼 크게 하고,
아주 잘사는 집안은 말 그대로 잔치를 벌입니다.
제가 지역전문가 할때 하숙하던 동네 뉴델리의 말비야 나가르는 인도의 중산층이 사는 동네인데, 우리집 맞는편 집 생일 파티는 옥상에 파티장을 만들고 부페에 나이트클럽 조명에 밤새 음악틀고 파티를 했을 정도니까요.
첨이라 저게 도대체 뭐야 하고 놀랬는데, 18년간 인도에 살면서 수없이 초대받아 가보니 이제는 당연하게 생각됩니다. 그리고 얼마나 크게 하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크게 하는지 이유를 설명드릴게요.

네, 인도에서 생일 파티는 때때로 한국의 돌잔치나 회갑연처럼 상당히 성대하고 중요한 행사로 여겨집니다.
특히 특정 나이(예: 첫 번째 생일, 21번째 생일, 50번째 생일 등)나 부유한 가정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1. 얼마나 크게 하는가?
- 규모:
- 초대 손님: 가족, 친척, 이웃, 친구, 동료 등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경우가 흔합니다. 한국에서 결혼식 피로연 규모에 준하는 수준으로 초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장소: 집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연회장, 호텔, 커뮤니티 홀 등을 빌려 전문적인 파티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 연출: 전문 이벤트 플래너를 고용하여 테마 장식, 풍선 아트, 포토 부스, DJ, 댄스 공연, 마술 쇼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 음식: 다채로운 인도 전통 음식과 서양식 메뉴를 뷔페식으로 제공하며, 케이크 역시 매우 화려하고 크게 준비합니다.
- 선물: 손님들은 선물을 가져오고, 생일자는 감사의 표시로 답례품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특별한 생일:
- 첫 번째 생일 (Pehla Janamdin): 아이의 첫 생일은 부모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성대하게 기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드님이 무사히 첫 해를 보냈음에 감사하고 축복하는 의미입니다.(우리나라 돌잔치는 잔치도 아닙니다)
- 특정 숫자 생일: 10세, 21세(성인으로의 전환), 50세(황금기 진입) 등 특정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여겨져 더욱 성대하게 치러지기도 합니다. (엄청 크게 합니다)
- 이벤트 회사 성행 :
- 워낙 이런 행사가 많다보니 이걸 전문으로 하는 이벤트 회사들도 많습니다. 보통 이런 행사는 이벤트 행사에게 진행을 모두 맡깁니다.
2. 크게 하는 이유
인도에서 생일 파티를 성대하게 치르는 데는 여러 문화적, 사회적, 종교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 공동체와 가족 중심 문화:
- 인도는 개인보다는 가족과 공동체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입니다. 생일은 한 개인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을 넘어, 그 개인이 속한 가족과 공동체 전체의 경사이자 화합의 장으로 여겨집니다.
- 많은 사람을 초대하는 것은 관계를 강화하고 유대를 돈독히 하는 중요한 사회적 의례입니다.
- 삶에 대한 감사와 축복:
- 생존 자체가 어려운 환경을 겪어온 역사 속에서, 건강하게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은 큰 축복이자 감사해야 할 일로 여겨집니다. 특히 어린아이의 생일은 아이의 건강과 미래를 축복하는 의미가 큽니다.
- 이러한 감사의 마음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 합니다.
- 사회적 지위 과시 및 체면:
- 특히 부유층에게는 파티의 규모가 사회적 지위와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문화적 현상입니다.
- 자신들의 호스팅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체면(Prestige)'을 세우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됩니다.
- 종교적/전통적 믿음:
- 특정 종교적 관념과 결합하여, 생일을 축하하는 행위가 신성한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생일은 다시 태어난 날, 즉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며, 이날 축복을 많이 받을수록 좋다고 믿는 경향도 있습니다.
- 기쁨과 행복의 공유:
- 인도인들은 본질적으로 삶의 기쁨을 나누고 축하하는 것을 좋아하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일은 그러한 기쁨을 마음껏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좋은 명절과도 같은 날입니다.
결론적으로, 인도에서의 생일 파티는 단순한 개인의 기념일을 넘어 가족과 공동체의 축제이자, 삶에 대한 감사와 축복을 나누며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문화적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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