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1월26일, 토요일, 델리, 흐림
17.1 개국 기념일
오늘 이 나라의 “Republic Day”라고 하는 공휴일이다. 나라 세운 날이라고 한다.
오늘 인디아게이트 주변으로 퍼레이드가 있다고 해서 가려고 했으나, 요즘 인도 분위기가 안좋아서 가는 것을 자제 하기로 했다.
요즘 인도분위기가 안좋다. 파키스탄과의 관계도 좋아지기는커녕 안좋아지고 있고, 거기에 이번주 화요일에 일어난, 캘커타 미국문화원 앞의 기관총테러로 인하여 분위기가 아주 안좋다. 작년에는 구자라트지역에서 리퍼블릭데이 퍼레이드하는날 하필 지진이 나서, 사람들이 앉아있던 스텐드가 내려앉아 엄청나게 많이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무슨 날이 있는날이나, 사람 많이 모이는데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무슬림 애들은 무슨 테러든지 꼭, 아무날이 아니라 의미가 있는 날을 정해서 한다고 한다. 작년 9.11테러도 뭐라나? 무슨 응징의 날이라고 하는데, 잘모르겠다.
오늘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퍼레이드를 다 봤다. 약2시간 정도 진행이 됐는데, 처음에는 군대퍼레이드가 진행되고, 다음에는 각 주를 대표하는 이동무대차가 진행되었고, 그 다음에는 각 학생들의 인도전통 춤 공연이 지나갔다. 그리고 각종 오토바이쇼, 비행기쇼, 등등. 보는사람들 전혀 지겹지않게 해준다.

전반적으로 아주 잘 기획된 퍼레이드이며, 차라리 퍼레이드라기 보다는 공연에 가까운, 마치 훈련된 무대처럼 보였다. 어쩔때는 북한군 퍼레이드 마냥 감동보다는 감탄이 나오고, 어쩔때는 롯데월드 퍼레이드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또 어쩔때는 써커스를 보는 듯하기도 하다.

끝날때까지 아무사고 없었다. 마음속으로 “가서 볼걸…”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만큼 잘 만들어진 퍼레이드였다.
17.2 인도 영화관 구경
오늘 인도 극장구경을 하기로 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아들놈이 같이 가자고 해서 같이 나갔는데,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다. 말이 안 통하니깐 정말 환장한다. 간단한 말밖에 못 알아듣는다. 이놈의 자식이 진짜로 못알아듣는지, 아니면 너 속터져봐라 하고 일부러 모르는척 하는건지, 하여간에 짜증이 많이 났다. 다음에는 혼자 오던지, 아니면 어제 새로 사귄 인도인친구 VIPIN이랑 오던지 해야 겠다.
델리에서 가장 크다는 극장을 갔다. 상영관이 4개이며, 약10개의 영화가 4개의 상영관에서 돌아가면서 상영하는게 웃겼다. 즉, 2.5편의 영화가 1개의 영화관에서 돌아가면서 하는것이다. 그러니깐 영화1개가 하루에 두번정도 밖에 상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은 무진장 많았고, 어떤 영화든지 전부 만원이었다. 영화관은 힌디어, 영어가 구분되어 있어서 본인의 취양에 맞춰서 보면 된다.
극장 주변에는 레스토랑으로 꽉 차여있었다. 맥도날드와 같은 버거가게(왜 햄버거가 아니라 버거가게냐고 물어보면 햄을 안쓰니깐 그렇다)등이 있었고, 그 밖에 현대식 커피숍도 있다. 역시 젊은 애들이 많이 온다. 그다지 넓지 않은 주차장에는 이미 차들로 꽉 차여 있었다.
난 영어로 하는 영화를 봤는데, 영화관 시설은 비교적 좋은편이다. 의자가 앞뒤로 조금씩 움직이며, 팔걸이도 위아래로 움직이고, 컵홀더도 있다. 새로 지은 극장 같다.
예고편을 보니깐 이미 한국에서 방영한 미국영화가 예고편에 나온다.
전에도 느낀것이지만 여기 영화는 한국보다 항상 늦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미국과 동시개봉이지만, 여기는 최소 1달에서 6개월 뒤에 개봉한다.
오늘 South Ext.서점에 들려서 영어책이랑 지도 좀 사려고 했는데, 공휴일이라서 서점이 문을 안열어서 헛걸음질을 했다. 아~ 아깝다. 차비만 날렸다. 짜증난다.
시내교통비는 따로 영수증 처리도 안되는데…
그나저나, 이번달 경비정산을 해야 하는날이 얼마 안남았는데, 영수증 못받은게 상당히 있다. 어떻게든 받아야 되는데.
하여간에 이나라에서는 조금 큰데 가면 영수증 받을 수 있는데, 다른데는 정말 영수증 받기가 어렵다. 왠만해서는 안써주고, 또 영어로 뭐라고 말을 하면 못알아듣는척하고 힌디로만 뭐라고 마구 지껄인다. 짜식들, 내가 힌디공부 끝나기만 해봐라.
다음주에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 밖에 델리 인근 방문할 만한데 있는지 봐야겠다.
내일은 일요일이다. 내일 힌디학교에 가서 하루종일 공부하는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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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인도에 와서 처음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본날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인도인들의 영화 사랑과 인도 영화관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위에 글을 적었듯이, 2002년 멀티플렉스가 있을 정도로 인도인들은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관은 인도인들에게 있어 매우 매우 중요한 문화 장소입니다. 당시 한국에는 멀티플렉스 없었고, 극장 하나에 한개의 영화가 상영되는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이해하지 못한 제가 촌스럽게 되버린 꼴입니다.
이러한 인도인들의 영화와 영화관 사랑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대단합니다.
인도 영화관, 이 정도일 줄이야! ① 한국 극장 안 부러운 클라스
솔직히 인도에 오기 전까지는 '시설이 좀 낡지 않았을까?' 하는 선입견이 살짝 있었거든요. 근데 웬걸요,
여기 영화관들 클라스가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자 지금부터는 2002년이 아닌, 2025년 기준으로 인도 영화관 설명을 해드릴게요.
인도 사람들은 영화를 그냥 보는 게 아니라, 아예 '즐기러' 가거든요. 영화관은 이 사람들한테 최고의 놀이터인 셈이죠. 자, 그럼 인도 영화관은 대체 어떻길래 제가 이렇게 호들갑인지 한번 같이 구경 가보실까요?
✨ 삐까뻔쩍! 한국 뺨치는 인도 멀티플렉스
델리나 뭄바이 같은 대도시에 있는 PVR INOX 같은 극장에 딱 들어서는 순간, '어? 여기 한국 아니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오히려 어떤 면에선 한국보다 더 좋다고 느낄 때도 많아요.
- 사운드가 온몸을 때리는데, 장난 아니에요: 화면 크고 화질 좋은 건 기본이고요, 사운드 시스템이 정말 '빵빵'해요. 돌비 애트모스 관에서 액션 영화 한번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싹 풀릴 정도라니까요. 의자가 막 같이 울리는 그 느낌, 아시죠?
- 저희는 영화관에 밥 먹으러 가요: 한국 영화관 메뉴가 팝콘, 콜라, 오징어 정도라면 여긴 거의 뷔페 수준입니다. 팝콘은 기본, 피자에 햄버거, 인도식 만두 사모사까지... 메뉴판만 한 5분은 봐야 해요. 제일 신기한 건, 앱으로 주문하면 직원이 제 자리까지 음식을 가져다준다는 거! 저도 처음엔 '굳이 자리까지?' 했는데, 한번 맛 들이니 끊을 수가 없더라고요. 세상 편합니다.
🛋️ 누워서 영화 보기? 이게 가능하다고?
좀 더 플렉스 하고 싶은 날엔 '골드 클래스' 같은 프리미엄 관으로 갑니다. 가격은 좀 나가지만, 돈이 하나도 안 아까워요. 비행기 비즈니스석 저리 가라예요. 푹신한 리클라이너 의자에 두 다리 쭉 뻗고 누워서 영화를 보는데, 담요까지 덮어주니 잠이 솔솔 올 정도입니다. 영화가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라니까요.


🕺 환호와 떼창은 기본! 열광의 도가니, 단관 극장
물론 이런 최신식 극장만 있는 건 아니에요. 옛날 스타일의 '단관 극장'도 여전히 남아있죠. 시설은 좀 낡았지만, 분위기만큼은 이곳을 따라올 곳이 없습니다.
여긴 영화를 '감상'하는 곳이 아니에요.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치면 다 같이 일어나서 소리 지르고 휘파람 불고, 신나는 노래가 나오면 자리에서 춤추는 사람도 있어요.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탕이죠. 요즘은 많이 사라지는 추세라 좀 아쉽긴 하지만, 진짜 인도 영화의 찐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한번 경험해볼 만합니다.
⚔️ 넷플릭스와의 한판 승부! 인도 극장의 생존 전략
"요즘 다들 넷플릭스 보는데, 누가 영화관 가?" 한국에서도 많이 하는 얘기죠? 인도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인도의 극장들은 전혀 꿀리지 않습니다.
넷플릭스가 '편안함'으로 승부한다면, 극장은 **'압도적인 체험'**으로 맞불을 놓는 거죠. '이건 무조건 극장에서 봐야 돼!' 하는 영화들이 계속 나오잖아요? 집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거대한 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로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인도 사람들의 영화 사랑이 워낙 뜨거워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요.
인도에 오셨으면 어쨌든 꼭 인도영화관에 다녀오세요. 정말 재밌습니다.
다음에 또 영화 이야기가 나오면 왜 인도인들이 영화에 진심인지 마살라와 배우들의 어마어마한 인기에 대해서 털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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