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월6일, 수요일, 델리, 맑음
28.1 내 머리카락을 도둑맞다!!!??
오늘은 내가 인도에 와서 최악의 날이며, 처음으로 인도인에게 진짜로 화를 낸 날이다.
사건의 전모는 다음과 같다.
어느덧 인도에 들어온지 한달이 되어, 머리를 깎을 때가 되어서 동네 이발소에 갔다. 그런데, 가만히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면서 보니깐 깎는게 영 아니다. 그냥 호섭이 머리마냥 옆하고 뒤를 둥글게 자른다. 그래서 혹시 나도 저렇게 깎을꺼냐고 물었더니, 당연하다듯이, “노프라불럼”이다. (당시에 저는 '노프라블럼'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때였습니다) 내가 바라는 헤어스타일은 이렇게 저렇게 이리저러 설명을 해주었는데, 알아듯는 듯하면서 결국에는 내 머리가 너무 짧아서 그렇게는 못 깎는 단다. 이렇게 황당할 수가. 내가 머리가 길어서 왔더니, 머리가 짧아서 그런 헤어스타일을 못한다니…
(길거리 이발소는 아니었고 허름하지만 문짝이 달린 체어가 두개가 있는 이발소였습니다.)
결국 그 가게를 나와서 우리동네에서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이발소를 찾아서 찾아서 갔다. 과연 고급스럽다. 머리깎는 이발사 3명에 각자 보조 이발사1명씩 가지고 있고, 접수받는 아저씨하고 잡심부름하는 아저씨하고 총 직원이 8명이다. 평수는 약 15평정도 되어보인다. 여기 얼마냐고 물어더니, 80루피란다. 역시 싸지는 않은 곳이다. 참고로 우리집 앞의 이발소는 15루피다.
나는 또 내가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한참 설명했다. 위하고 앞은 조금만 깎고, 옆하고 뒤는 경사가 지게끔, 밑에는 아주 짧게, 위로가면서 조금씩 길게 깍으라고 설명을 하니, 마치 다 알아들은 것 마냥, 오케이를 연발한다. 그리고 그런 헤어스타일을 “스파헤어스타일”이라나 뭐라나(정확하게 못알아 들었음-발음이 안좋아서) 하면서 깍기 시작했다.
그런데 깎으면서 자꾸 불안해진다. 옆머리는 적당히 깎은 거 같은데, 뒷머리깍는데, 너무 위까지 바리깡을 미는 것이다. 나는 중간에 너무 짧게 깎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데도, 자꾸만 위로 민다. 그러더니, 윗머리를 싹뚝싹뚝 짤라버리는 게 아닌가? 나는 깜짝 놀라서 “어~어,,, 스톱스톱”을 외쳤다. 그래도 이놈이 자꾸 자르는게 아닌가.(욕을 해서 미안하지만 실제로 욕 나올 상황이었다.) 나는 계속 “it’s too short!!”을 외쳤다. “투숏, 투숏,, 쵸따헤 쵸따헤”(너무 짧아!) 그래도 이 놈은 자꾸 자르면서 옆머리를 더 치더니, 결정적으로 앞머리도 싹뚝싹뚝 잘라버렸다.
그 순간, 나는 오랜만에 내 군대시절의 내 모습을 거울속에서 볼 수 있었다.
이 일을 어쩌랴… 엉망이 되어버린 내머리… 그 놈이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다.
마무리도 깔끔하지도 않다. 내가 보기에는 아직 잔머리를 더 손질해야 하는데, 힝? 끝났단다.
난 너무도 열 받아서 한국말로 “야이놈아, 내가 그만 자르라고 했쟎아!” 그랬더니, 그 놈이 뭔가 불안했는지 “뭐가 불만족스럽냐”고 물어보길래, “투숏!!!”(너무 짧게 잘랐다는 뜻)이라고 이야기 했더니, 이 놈이 가위를 가지고 더 바짝 자를라고 한다.
그렇다!! 이 놈은 “투숏”을 “더 짧게”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진짜로 나는 화가 났다. 나갈려고 계산하는데, 100루피지폐를 냈는데, 카운터에서 접수보는 아저씨가 20루피 거스름돈을 안준다. 난 책상을 꽝 치면서 “Give me MY MONEY Rs.20!” 외쳤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겁난 얼굴로 20루피를 꺼내준다.
정말로 화가 났다. 동네 집앞 이발소는 싸니깐 이해라도 했겠지만, 여긴 이동네에서 최고급 이발소인데, 내 머리가 군바리 머리가 되었으니, 화가 안나겠는가?
시무룩한 얼굴로 아니, 화가 난 얼굴로 집에 돌아오니, 주인아줌마가 멋있다고 괜찮다고 그런다. 나는 속이 터졌다. 아줌마가 그러는데, “인디아 아미 헤어스타일” 이란다. 즉, 인도 군인머리라면서 멋있단다. 그래서 나는 한국군인머리도 이래요~ 그리고 하나도 안 멋있어요… 이때, 아들놈이 나타나서 내 머리를 만지면서 장난을 친다. 정말 화가 또 났다. 아줌마 말은 마치 위로처럼 들리기도 해서 괜찮았는데, 아들놈 때문에 또 화를 냈다. 아들놈이 계속 장난치면서, 내방에 따라 들어오길래, “당장 내방에서 문닫고 나가고, 그 입 닥치라고 소리쳤다.” 아들놈이 무서웠는지 바로 나간다.
아~ 거울을 보니, 완전히 범죄형이다. 이제 머리에 바르는 젤(헤어젤, 오래쓰려고 한국에서 큰 거 가져왔었음)이랑, 빗이 당분간은 필요가 없게 됐다.
그리고 바로 영어사전을 찾아 봤다. 아까 그 놈이 말한 “스파~~” 그런 헤어스타일이 있는지 한참을 찾았다. 혹시 내가 영어단어를 모르고 있을지 모르니까. Spi~ , Spy~, Spa~, Spare~ … 이렇게 저렇게 다 찾아 봤다. 없었다. 어디에도 그런헤어스타일은 사전에 나와있질 않았다.
아~ 정말 보면 볼수록 화가 난다. 방금 사진찍고서 첨부했다. 아 이 머리로 진짜 군대 가야하나…

모두들 내 모습을 보고 있겠지만,,, 사실 전에는 이것보다 훨씬 잘 생겼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정말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 아~ 이제 사회생활은 접고, 공부만 열심히 해야 겠다. 머리를 보니, 진짜로 군인머리랑 비슷하다.
오늘 수업은 다 제꼈다. 지난 마날리 여행의 여독을 못풀고, 어제밤 일기작업을 새벽2시가 넘어서 끝나, 오늘 아침에 못 일어났다.
시계소리를 전혀 못 들었다. 인도에 와서 처음으로 수업 빼먹은 날이다.
하여간에 오늘은 완전히 기분이 망친날이다.
짜증에 짜증…. 일기쓰기도 싫다.
인도에서 생활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미용실 혹은 이발소에 가야 하는 순간이 오죠. 저도 덥수룩해진 머리를 거울로 보며 "어디로 가야 하나..." 하고 고민했던 적이 많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옛날의 저처럼 군인머리가 될수도 있고 소통의 문제일수도 있고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일수도 있고, 어쨌든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한국인들, 주재원들 머리 깎을 때마다 고민들이 많으십니다.
그런데, 인도에서 이발은 단순한 용모 관리를 넘어, 인도의 다채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오늘은 나무 아래 30루피짜리(2002년에는 10루피 였었습니다) 길거리 이발소부터 쾌적한 체인 미용실, 그리고 럭셔리 호텔 살롱까지, 인도에서 머리 깎는 법에 대한 모든 것을 상세하게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제목: 인도에서 머리 깎기: 30루피 길거리 이발소부터 3,000루피 럭셔리 살롱까지 (완벽 가이드)
목요일 오후, 창밖으로 보이는 델리의 풍경은 평화롭지만 제 머리는 덥수룩하기 그지없네요. 인도에서 이발소(Barbershop) 또는 살롱(Salon)을 가는 것은 현지인들의 삶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경험 중 하나입니다. 어떤 곳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도를 만나게 되죠.
1. 현지 체험의 끝판왕: 길거리 이발소 (Roadside Barber / '나이 키 두칸')
나무 그늘 아래, 낡은 의자 하나와 벽에 걸린 거울 하나. 이곳이 바로 인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남성 전용 이발소, '나이 키 두칸(Nai ki Dukan)'입니다.
- 분위기:
- 오픈된 공간에서 자동차 경적 소리, 사람들의 대화 소리를 BGM 삼아 이발이 진행됩니다. 위생? 그런 건 잠시 잊으셔도 좋습니다.
- 이발사는 동네 사랑방 주인처럼, 머리를 깎는 내내 다른 손님이나 지나가는 이웃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정겹고 활기찬, 날것 그대로의 인도를 느낄 수 있는 곳이죠.
- 이발받는 요령:
- 사진이 최고의 언어: 원하는 스타일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쵸타, 쵸타(Chhota, 짧게)"를 외치다가 생각보다 훨씬 짧아진 머리를 마주하게 될 수 있습니다.
- 도구: 녹이 슨 가위, 낡은 빗, 그리고 아주 날카로운 면도칼 '우스트라(Ustraa)'가 기본 도구입니다. 특히 구레나룻이나 목덜미를 정리할 때 쓰는 면도칼 솜씨는 예술의 경지입니다.
- 전설의 '참피(Champi)': 이발이 끝나면 "마사지?"라고 물어볼 겁니다. 이때 "Yes"를 외치면 두피, 목, 어깨를 격렬하게 두드리고 꺾는 인도식 헤드 마사지, '참피'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호불호가 매우 갈립니다!)
- 가격 정보:
- 이발: 30 ~ 100루피
- 면도: 20 ~ 50루피
- '참피' 마사지: 50 ~ 100루피

2. 실패 없는 안정적인 선택: 체인점 & 중급 살롱 (Chain & Mid-Range Salons)
에어컨이 나오는 쾌적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체인 살롱이 정답입니다. 남녀 모두 이용 가능합니다.
- 대표 브랜드: 'Looks', 'Geetanjali', 'VLCC', 'Naturals', 'Jawed Habib' 등이 인도 전역 쇼핑몰이나 상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브랜드입니다.
- 분위기:
- 깔끔한 인테리어,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 최신 볼리우드 음악이 흐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미용실'의 모습입니다.
- 기다리는 동안 물이나 커피, 차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 이발받는 요령:
- 영어 소통 가능: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기본적인 영어를 구사하므로 의사소통이 훨씬 수월합니다.
- 헤어 워시 포함: 보통 샴푸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샴푸 후 진행되는 두피 마사지는 길거리 '참피'와는 비교할 수 없이 부드럽습니다.
- 디자이너 등급: '스타일리스트', '시니어 스타일리스트', '아트 디렉터' 등 디자이너의 등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 예약: 전화나 앱으로 예약할 수 있지만, 평일에는 그냥 방문해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가격 정보:
- 남성 커트: 300(어린이) ~ 1,000루피
- 여성 커트: 500 ~ 2,000루피 (디자이너 등급과 머리 길이에 따라 변동)
3. 최상의 품격과 서비스: 럭셔리 살롱 & 젠틀맨 바버샵
최고의 제품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받으며 완벽한 휴식을 원한다면, 럭셔리 살롱이 제격입니다.
- 대표 브랜드: '오베로이(Oberoi)', '타지(Taj)' 같은 5성급 호텔 내 살롱과 함께, 영국 왕실이 인증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버샵인 '트루핏앤힐(Truefitt & Hill)' 같은 남성 전문 럭셔리 브랜드가 대표적입니다. (구르가온, 델리 등 주요 도시에 지점이 있습니다.)
- 분위기:
- 호텔 살롱이 현대적인 고급스러움을 자랑한다면, '트루핏앤힐' 같은 곳은 가죽 의자와 원목 인테리어로 꾸며진, 고풍스러운 영국 신사 클럽 같은 클래식한 분위기를 제공합니다. 오직 남성만을 위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죠. 고급진것 뿐만 아니라 머리도 스타일리쉬하게 잘합니다.
-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케라스타즈(Kérastase)', '로레알 프로페셔널' 등 최고급 제품만을 사용하며, 위생 상태는 완벽에 가깝습니다.
- 이발받는 요령:
- 상세한 상담: 디자이너(대부분 영어가 유창하며, 해외 연수 경험이 많음)가 고객의 얼굴형, 머릿결,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스타일에 대해 상세히 상담합니다.
- 예약 필수: 원하는 디자이너에게 서비스를 받으려면 예약이 거의 필수적입니다.
- 시그니처 서비스: 특히 '트루핏앤힐'에서는 클래식한 헤어컷뿐만 아니라, 숙련된 바버가 제공하는 '로열 핫타월 쉐이빙' 서비스가 매우 유명합니다. 단순한 면도가 아닌, 완벽한 그루밍 의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가격 정보:
- 남성 커트: 2,000 ~ 5,000루피 이상
- 여성 커트 (호텔 살롱): 3,000 ~ 7,000루피 이상
- '트루핏앤힐' 로열 쉐이빙: 2,000루피 내외

최종 요약 및 개인적인 팁
| 구분 | 분위기 | 가격대 (남성 커트) | 이런 분께 추천! |
| 길거리 이발소 | 활기찬 로컬, 날것 그대로 | ₹30 ~ ₹100 | 진정한 인도 문화 체험을 원하는 용감한 여행자. |
| 중급 체인 살롱 | 쾌적, 현대적, 표준화 | ₹300 ~ ₹1,000 | 실패 없이 안정적인 스타일을 원하는 거주자, 여행자. (가장 무난) |
| 럭셔리 살롱/바버샵 | 고급, 프라이빗, 완벽한 서비스 | ₹2,000 이상 | 최상의 서비스와 휴식을 원하는 분, 클래식한 남성 그루밍을 경험하고 싶은 신사. |
개인적으로는 평소에는 중급 체인 살롱에서 머리를 관리하고, 가끔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을 때 길거리 이발소에 들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신사의 품격'을 경험하고 싶다면, '트루핏앤힐'에서의 핫타월 쉐이빙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자, 이제 거울 앞에서 자신 있게 외쳐보세요. "Bhaiya, baal kaat do! (형씨, 머리 잘라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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