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18일, 수요일, 뭄바이, 폭우
161.1 계속 비가 온다.
계속 비가 온다. 엄청 온다.
비 때문에 밖에 나가기가 겁난다. 실제로 폭우가 내릴 때는 우산도 필요없다. 바람도 세게 불기 때문에 우산이 무용지물이다.
오늘도 시장조사를 위해서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비 때문에 사실 많은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161.2 마네쉬 마켓 방문(사하라 마켓, 사라 쇼핑센타)
그저께 정보를 얻은 마네쉬 마켓을 방문했다.
이곳은 조그마한 마켓이 여러 개가 모여 있는 곳이다. 마네쉬 마켓도 그 마켓 중의 하나이고, 그 옆에 사하라마켓, 사라 쇼핑센타, 그리고 길거리 마켓도 많다.
그렇게 따져 보면 히라빠나 마켓보다 넓다.
이곳도 휴대폰 가게가 엄청 많은데, 가격은 전반적으로 다른 곳보다 싸다.
오늘 마켓별로 5곳에 방문하여 시장조사를 하였다.
첫째, 블랙마켓(이곳에서는 그레이마켓이라 부른다.)에 대한 루트 조사.
둘째, 일반적인 시장 조사.
첫째로, 블랙마켓에 대하여 조사를 했는데, 들어오는 경로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지고 있다.
두바이에서 들어오는 것, 싱가폴에서 들어오는 것, 홍콩에서 들어오는 것이 있다.
보통 전문적인 보따리 장사들이 비행기로 들여오는데, 대부분 세관에 뇌물을 먹이고 세관을 무사히 통과한다고 한다. 일단 들어온 물건들은 첫번째로 빅딜러에게 넘어가고 그것들이 각 지역별로 있는 중간 딜러를 거쳐서 각 가게로 흘러 들어간다.
약 90%의 물건이 첸나이를 통해서 들어오며, 그것들은 대부분 싱가폴이나, 홍콩에서 물건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리고 10%정도는 두바이에서 뭄바이로 바로 들어오는 경우이다.
첫번째 빅 딜러들은 뭄바이에 2~3곳, 첸나이에 10곳이상 있다고 한다. 그리고 중간 딜러는 각 지역별로 2~3곳씩 있어서 이들이 첸나이나 뭄바이에서 물건을 조달한 후 각 지역으로 가져가서 공급한다.
그리고 하이드라바드를 통해서도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정확한 경로는 파악하지 못했다.
현재 뭄바이에 공급되고 있는 핸드셋 중의 80%정도가 블랙마켓을 통하여 조달되고, 인도의 전체적으로 70%정도가 블랙마켓에서 조달되고 있다.
가격은 두바이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가장 싸게 들어온다고 한다. 최소 다른 경로보다 1,000루피 이상 싸다고 한다.
그리고 싱가폴이나 홍콩을 통해서 들어오는 경우도, 두바이를 한번 경유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두바이에서 홍콩을 경유하지 않고, 싱가폴만 통해서 들어오는 것도 있고, 두바이-홍콩-싱가폴을 경유해서 들어오는 것이 있는데, 후자가 더 일반적이라고 한다.
히라빠나와 오늘 방문한 시장의 물건은 99%이상이 전부 블랙마켓에서 들어온 물건이라고 한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방문하는 곳마다 블랙마켓에 대하여 정보를 주는 것을 상당히 꺼려하고 있다. 모든 것이 법을 피해서 하는 일이라서 정보를 얻는 것이 매우 어렵다.
오늘도 사실 뭄바이의 블랙마켓의 중간 딜러에 대한 정보, 연락처등을 어떻게 해서든지 얻어서 만나고 싶었으나, 어느 곳도 정보를 주지 않았다.
별개로 똑 같은 제품이 블랙마켓 제품과 정상제품과의 들여오는 가격차이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으나, 소비자에게 팔리는 가격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중가제품의 기준으로 봤을 때(6,000루피~9,000루피짜리) 블랙마켓 제품이 1,000루피 정도 싸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블랙마켓 제품의 들여오는 가격과는 무관하게 정상제품의 가격에 맞추어서 조정하여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 일반적인 소비자 경향에 대하여서 조사를 했다.
일단 제품 타입에 대한 판매점들의 반응이다.
제품은 크게 바, 플립, 폴더 타입으로 나누어서 조사를 했는데, 절대적으로 인도에서는 바 타입이 많이 팔리고 있다.
플립은 전혀 먹히고 있지 않고, 폴더 또한 많이 안 팔리고 있다. 삼성이 최근 폴더에 대하여 많은 광고를 하고 있으나, 현재 시장에서 안 먹히고 있다고 한다.
“가격이 비싸서 폴더가 안 팔리는 것 아니냐?” 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판매점들의 직원들이 그것을 “절대 아니다” 라고 한다. 물론 가격이 폴더가 비싸긴 하지만 팔아보면 느낌이 있는데, 우선 손님들의 손이 폴더나 플립에는 안 간다고 한다. 또 “폴더가 두꺼워서 그런 것이 아니냐?” 라는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폴더는 손님들이 불편해하는 것 같다. 전화 걸고 받을 때마다 열어야 하는게 불편하지 않느냐?” 또 추가로 “인도에서는 절대적으로 바 타입이다.”라는 말을 놓치지 않았다.
바 타입의 버튼 오동작에 대하여서는 키 락 기능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며, 바 타입이 키 패드가 보이기 때문에 불이 켜지면 더 멋있다고 손님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색상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검정, 실버 색상이 가장 잘 팔리고, 군청색도 좀 팔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피해야 할 색상은 원색계통 즉, 파랑, 빨강, 노랑 색등은 절대 안 팔린다고 한다.
내일이나 모래쯤에 다시 방문해서 블랙마켓의 중간딜러에 대한 정보를 얻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래야 그 사람을 통해서 첸나이에 있는 빅 딜러를 만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다음 경유지에 첸나이를 반드시 집어넣어야 할 상황이다.
2002년6월20일, 목요일, 뭄바이, 비
162.1 히라빠나 전자상가 방문
오늘도 블랙 마켓을 조사하기 위해서 히라빠나 전자상가로 향했다.
오늘도 5곳 이상의 휴대폰 판매점들을 돌면서 블랙마켓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노력했으나, 쉽게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뭄바이에 있는 유일한 agency에도 방문하여 정보를 얻고자 했으나, 가지고 있는 정보가 전혀 없는 듯 보였다.
소비자 성향이나 판매자 성향 등은 어느 정도 정보를 많이 얻었으나, 블랙마켓에 대한 정보는 정말 얻기가 어렵다.
아무도 말을 해 주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오늘 그래도 비교적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히라빠나 상가의 주요 제품 공급선 중의 한곳의 위치를 알았기 때문이다.
히라빠나 상가의 샵 넘버 12번인데, 삼성전자 agency 바로 옆이다. 몇 군데 다른곳에 재확인을 위하여 물어본 결과도 그 가게가 물건을 다른 곳에 많이 데주고 있음이 분명했다.
오늘 그 곳에서 방문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정보를 얻고자 했으나, 대답을 회피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내일 그 가게의 주인을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내일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에 주인이 온다고 한다. 주인만이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일 주인하고 만나보는 게 낫다고 하는게 그 직원이 말이다. 그래서 직접 약속은 못했지만, 내일 만나볼 수 있게 해주겠다고 그 집 직원이랑 약속을 했다.
과연 내일 만날 수 있을까? 사실 50%정도 기대 밖에 없지만 내일 시간 지켜서 다시 방문해야겠다.
참, 이곳에서 오늘 얻은 정보에 의하면, 두바이에서 홍콩이나 싱가폴을 거치지 않고 직접 첸나이로 들어오는 것이 더 많다고 한다. 그리고 역시 두바이에서 뭄바이로 직접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첸나이와 두바이가 블랙마켓의 가장 중요한 기점인 것 같다.
2002년6월21일, 금요일, 뭄바이, 비
163.1 히라빠나 마켓에 오늘도 출근하다.
요즘 히라빠나 마켓을 거의 출근하다시피 하고 있다.
어제 정보를 얻은 그 중간딜러라고 하는 사타르를 만나기 위해서 오늘도 간 것이다.
보통 1시쯤에 출근한다고 하기 때문에 1시 반에 마켓에 갔다. 하지만 오늘도 없었다. 왔다가 다시 나갔다고 한다.
결국 그를 만나기 위해서 또 기다려야 했다. 결국 4시반에 만났다.
그런데, 혼자 들어온게 아니라, 몇 명이랑 업무 이야기를 하면서 들어왔다. 무척이나 바뻐 보였다. 잠깐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전화가 오고, 또 이야기 하려면 누가 와서 또 이야기하고 도저히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잠깐 나갔다 올테니깐 10분만 기다리란다. 그래서 40분을 기다렸다. 결국 5시30분이 넘어서 다시 만났다. 하지만 여전히 바쁘다.
결국 핸드폰 번호가 있는 명함을 받고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내일 12시반에 만나자고 한다. 그때는 바쁘지 않으니깐 대화를 해 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별수 없이 그러자고 하고 돌아왔다.
그는 히라빠나 상가에 매장을 3개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생각보다 젊다. 나이가 겨우 30을 넘은 정도 밖에 안된다.
호텔에 돌아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깐 내일 12시부터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이 이 있는 것을 깨닳았다.
결국 핸드폰으로 연락해서 시간을 미루었다. 내일 오후 6시에 만나기로.
하지만 분명히 그때 또 무진장 바쁜 시간일텐데,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같이 바쁜 사람 구경만 하다가 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거 원, 갑자기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가 제갈공명을 찾아가는 삼고초려가 생각이 난다.
내일이 안되면 월요일 다시 만나지 뭐. 그 사람이 키맨인데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그 사람도 별볼일 없는 사람이면 어떻하지?
일단 내일 다시 만나봐야겠다.
참, 전에는 LG에 근무한다고 하면서 다녔는데, 그러니깐 정보를 더 안주는 듯 해서, 어제부터는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 그리고 블랙마켓에 무진장 관심이 있어서 요즘에 그거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거짓말하면서 정보를 달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잘 안 먹힌다. 정말 정보 얻기가 힘들다. 어쩌면 두바이로 날라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2002년6월22일, 토요일, 뭄바이, 비
164.1 히라빠나 상가에 오늘도 방문 – 중간딜러와의 만남
오늘 어제 약속한 그 사따르를 만나기 위해서 히라빠나 상가에 갔다.
거기서 여전히 바쁜 사따르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거의 1시간이상 기다리다가 드디어 1시간 정도, 상가 문닫을 때 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이야기한 것을 정리하겠다.
1.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블랙마켓에 물건을 조달하고 있느냐?
- 약 5,000명 정도가 물건을 조달하고 있다.
2. 핸드폰 시장이 커지기 전에는 무슨 일들을 했던 사람들이냐?
- 역시 보따리 장사를 하던 사람들인데, 그 전에는 워크맨, 전자수첩 등 소형가전을 나르던 사람들인데, 휴대폰 시장이 커지고 나서 휴대폰을 주력으로 나르고 있다. 휴대폰이 비행기로 나르는데 가볍고 작기 때문에 많이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3. 그들이 홍콩, 두바이, 싱가폴로 돌아갈 때는 무엇을 싣고서 가느냐?
- 주로 인도 음식을 가지고 간다. 각지에 인도인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향신료를 포함한 인도 음식을 가지고 가면 나름대로 많은 이익을 남긴다.
4. 5,000명이 넘는 보따리 장사들과 수많은 소매점들 사이에 분명히 중간 딜러가 있을 텐데, 그 단계가 어떻게 되느냐?
- 중간에 2단계가 있다. 첫번째, 보따리장사(그들은 이들을passenger 라고 부름)로부터 핸드폰을 직접 구입하는 Wholesaler가 있고, 이들이 sub-dealer에게 물건을 전달하고 각 sub-dealer가 소매점에 공급을 한다고 한다. 즉, 보따리장사와 소매점까지 포함해서 4단계의 유통단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5. 보통 보따리장사가 가지고 오는 곳은 어디이냐?
- 가장 많은 곳 순서로 싱가폴, 홍콩, 두바이이다.
6. 지역별 특징을 설명하자면?
- 핸드폰을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은 홍콩이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보통 홍콩에서 구입을 해서 싱가폴을 경유해서 들어오고 있다. 싱가폴에서도 구입을 하고 있다. 두바이에서도 물건이 들어오지만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다.
- 70%정도가 싱가폴, 20%정도가 홍콩, 10%가 두바이에서 들어오고 있다.
- 비행기를 보면 대부분의 첸나이로 들어오는게 싱가폴에서 오는 것이지만, 실제로 구입은 홍콩에서 70% 끝내고 싱가폴을 단순히 경유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싱가폴에서 구입도 하고 있지만, 가격이 홍콩보다는 조금 비싸다.
- 하지만, 싱가폴에서 순수히 구입해서 들어오는 경우도 많이 있다. 제조사, 제품별로 가격이 지역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항상 변동적이다. 노끼아제품의 경우 두바이가 더 쌀 때가 많이 있어서 그럴때는 물건이 두바이에서 뭄바이로 많이 들어온다. 그럴 경우 Wholesaler가 뭄바이로 모이기도 한다.
- 싱가폴에서는 주로 첸나이로, 두바이에서는 델리나, 뭄바이로 들어온다.
7. 인도의 어디로 들어오고 있느냐?
- 80%가 첸나이를 통해서 들어오고 있다. 나머지 20%는 뭄바이, 델리, 자이푸르, 켈커타 등지로 들어오고 있다.
8. 보통 보따리 장사가 한번에 얼만큼씩 가져오느냐?
- 첸나이로 들어오는 보따리 장사들은 500개에서 1,000개까지 한번에 들여오고 있고, 기타지역은 50~200개씩 가져오고 있다.
9. 들여올 때 어떤 상태로 가져오느냐?
-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 본체와 충전기만 빼서 가져온다. 박스는 버린다.
10. 공항에서 세관은 어떻게 통과하느냐?
- 보따리 장사들이 그동안 세관원에게 상당한 뇌물을 먹여 오고 있다.
11. 각 단계별로 마진은 얼마나 남기느냐?
- Passenger – Wholesaler 단계 : 1,000~1,500루피
- Wholesaler – Sub dealer 단계 : 200루피
- Sub dealer – 소매점 단계 : 100루피
- 소매점 – 소비자 : 팔기 나름이지만 최소 500루피 이상 남긴다.!
- 중요한 것은 제품에 따라 다르다.
12. 판매가 형성은 어떻게 되느냐?
- 제품의 가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블랙마켓제품이 보통 2,000루피 정도 저렴하게 가격형성이 된다. 인도의 정상판매가와 보따리 장사들의 구입가가 차이가 많이 날 경우에는 11번의 각 단계별로 마진이 전부 늘어나는데, 보통 Passenger와 소매점의 마진이 많이 올라간다.
13. 각 단계별로 몇 명씩 있고 어떻게 조직되어 있느냐?
- 보따리장사로부터 폰을 직접 구입하는 Wholesaler들은 주로 첸나이에 있으며, 이들이 각지로 물건을 인도 전국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아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물건이 첸나이를 통해서 전국으로 공급되고 있다. Sub dealer의 역할은 각 도시에 있는 판매점에 물건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첸나이의 Sub dealer의 수는 뭄바이와 거의 비슷하다. 국제 공항이 있는 다른 곳에서도 Wholesaler가 소규모로 전부 있다고 한다. 국제 공항이 없는 곳은 다른 지역의 Wholesaler로부터 Sub dealer가 물건을 구입해서 공급하고 있다.
| 지역 | Passenger | Wholesaler | Sub dealer |
| 뭄바이 | 300 | 100 | 500 |
| 첸나이 | 4,000 | 1,000 | 500 |
| 인도 | 5,000 | 1,500~1,700 | 5~7,000 |
14. 단계별 연결되어 있는 딜러들의 숫자는?
- 이것도 각 딜러단계마다 대형 dealer가 있고 소형 dealer가 있어서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중형 기준으로 5~6명의 보따리장사가 1명의 Wholesaler에게 연결되어 있으며 1명의 Wholesaler에 역시 5~6명의 Sub dealer가 연결되어 있다. 각 Sub dealer는 각각 80~100곳의 소매점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이상이 그 중간 딜러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의 전부라고 한다. 사실 더 구체적으로 정보를 얻고자 많이 물어봤으나, 예를 들어 뇌물을 얼마나 먹이느냐?, Wholesaler를 만날 수 있느냐? 등등 하지만 더 정보는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그 사람의 말로는 마네쉬 마켓에 가면 더 많은 Sub dealer와 Wholesaler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뭄바이의 Wholesaler는 거의 마네쉬 마켓에 있다고 한다. 히라빠나 물건도 거기를 거쳐서 모두 들어오는 것이라고 한다.
마네쉬 마켓, 몇일 전에 들렸던 곳이다. 내일을 일요일이라서 문을 닫으니깐, 별수 없고, 월요일 다시 마네쉬 마켓으로 가서 좀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한다. 특히 그 Wholesaler라고 하는 사람을 한번 꼭 만나고 싶다. 그래야 오늘 얻은 정보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는 정보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Cross Check가 필수다.
그리고 사따르에게 얻지 못한 정보를 추가로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164.2 한국이 드디어 4강에 진입
대~~한민국!!!!
대단한다. 정말 믿을 수 없다. 행복하다. 그리고 자랑스럽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2002년6월24일, 월요일, 뭄바이, 비
166.1 마네쉬마켓에서 또 다른 딜러를 만남
오늘 아침 일찍부터 마네쉬마켓으로 향했다.
그저께 만난 딜러의 말에 따라서 홀셀러나 또 다른 딜러를 만나기 위해서다. 원래 어제 가려고 했으나 일요일이라서 상가가 일부 쉰다고 해서 오늘 간 것이다.
아침부터 사라, 사하라, 마네쉬, 로얄터치마켓(전부 마네쉬마켓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쇼핑센터 이름임.- 우리나라 용산 전자상가에 나진상가, 전자랜드, 선일상가, 등등이 있는 것처럼)을 뒤지고 다녔다. 결국 여기저기 열심히 찔러보고 다닌 결과 또 다른 큰 중간 딜러를 만나게 되었다. 이름은 바하르뜨.
전반적으로 필요한 정보는 지난주 토요일 만난 사따르에게 많이 얻었고, 그 정보를 크로스첵크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전에 내가 얻었던 대부분의 정보를 비교해 본 결과 신뢰성이 있는 정보로 판단된다.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1. 뭄바이의 서브딜러의 숫자가 다르다. 사따르 : 100명(뭄바이), 바하르뜨 : 500명
- 왜 숫자가 다른가에 대하여 물어 보았다. 서브딜러 중에서도 큰 딜러가 있고, 잠깐 잠깐씩 하는 조그만 딜러가 있는데, 큰 딜러만 세면 100명정도 되지만, 실제로 모든 소매점을 커버하는 딜러의 수는 500명 이상이다. 또, 큰 딜러 밑에 작은 서브 딜러들이 있는 경우도 있다.
2. 그럴 경우에 유통구조가 한단계 더 생기는 셈이다. 즉, 페신져-홀딜러-큰딜러-서브딜러-리테일샵-소비자. 즉, 서브딜러가 큰딜러, 서브딜러로 구분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그럴경우 그 수가 500명이상이 된다고 한다.
3. 각 단계별 마진구조가 조금 다르다.
- 페신져-홀셀러 : 300루피
- 홀셀러-딜러 : 500루피
- 딜러-리테일샵 : 100루피
- 마진 구조가 사따르와 다른 이유는 제품별, 구매선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생각이 되며, 특이한 것은 첫번째 단계의 마진구조가 사따르는 1,000루피였지만 300루피로 다른 단계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는 점이다. 이는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오늘 만난 바하르뜨는 물건을 두바이에서 많이 가져오고 있는 점이다.
- 두바이의 구입가격이 홍콩이나 싱가폴보다 비싸기 때문에 페신져가 많은 이익을 남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4. 돌아갈 때는 옷을 많이 가져간다. 이것도 좀 다르다. 사따르는 음식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고 하는데, 바하르뜨는 옷을 많이 가져간다고 한다. 특별히 많이 가져가고 있는 것이 없는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낫겠다.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는 사따르에게 얻은 정보와 거의 일치하고 있었다.
그 밖에 사따르에게 얻지 못한 정보를 추가로 많이 얻었다.
1. 세관원에게 뇌물을 얼마나 먹이고 있느냐?
- 보통 핸드폰 1대당 100루피씩 먹이는 게 보통이며, 1,000대 이상씩 가져오는 경우에는 보통 그냥 1렉씩 먹이고 있다. 이들 페신져는 세관 공무원들의 근무시간을 아주 정확히 외우고 있어서 비행기 도착시간을 자기가 그동안 거래해온 세관 공무원의 근무시간에 정확히 맞추어서 스케줄을 잡는다.
2. 얼마나 자주 일을 나가는 가?
- 사람마다 틀리다. 어떤 사람은 한달에 한번, 어떤 사람은 일주일에 2번씩 나가기도 한다.
3. 이들 페신져는 모두 인도인인가?
- 가끔 외국인도 있지만, 99%이상이 인도인이다. 자기가 느끼는 것인데, 케랄라 주 사람이 많다.
4. 각 단계별 거래는 현금이냐? 아니면 신용이냐?
- 각 단계별 물건을 거래할 시에는, 처음 거래의 경우 무조건 현금거래를 하고 있으나, 고정거래선의 경우에는 보통 3~4일 신용거래를 하고 있다.
5. 구입처별 제품 구입가격은?
- 달러와 루피, 그리고 현지화의 환율에 따라 계속 변동하고 있어서 정확하게는 알수가 없다. 하지만 최근의 거래에 따른 정보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주요3개 모델에 대한 정보이다.
| 단위: 루피 | SS SGH-N620 | SS SGH-R220 | NOKIA 3310 |
| Hong Kong Price | 9000 | 5000 | 3500 |
| Singapore | 10500 | 5000 | 3500 |
| Dubai | 10500 | 5500 | 4000 |
| India (black) | 11000 | 6000 | 4900 |
| India (white) | 12000 | 6500 | 6000 |
여기서 인도 블랙마켓의 가격에 500루피 정도 더한 가격이 블랙마켓의 소매가가 된다.
즉, 페신져가 홍콩에서 삼성 N620(화음 폰)을 사오면, 홍콩공항, 첸나이공항 뇌물 각 100루피씩 200루피, 홀셀러에서 리테일샵까지의 마진 1,000루피를 빼고 나도 800루피가 남는다. 1000대를 한번에 실어오면, 800×1,000=800,000루피의 막대한 돈이 남는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2,200,000만원 정도가 남는 것이다. 여기서 왕복 항공료를 700,000만원정도 빼고 나도 150만원이 남게 되는 것이다.
500대만 실어오더라도 그래도 제품에 따라서 50만원~100만원이 남게 된다. 두바이에서 델리나 뭄바이로 들어오는 경우는 항공료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200대정도만 실어와도 수지가 맞는다.
이렇기 때문에 블랙마켓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이었다.
20여 년 전, 폭우가 쏟아지는 뭄바이의 거리에서 발로 뛰며 기록한 시장 조사 일기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인도라는 거대한 경제 생태계의 '변하지 않는 본질'을 꿰뚫고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될 수 있습니다.
5일간의 디테일한 기록을 바탕으로, '암시장(Black Market)의 생리, 뇌물 경제, 그리고 여전히 복잡한 인도의 유통 구조'를 현대적 시각에서 분석하여 오늘 포스트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인도 비즈니스 회고] 20년 전 뭄바이 폭우 속에서 발견한 인도의 ‘민얼굴’
2002년 6월, 뭄바이에는 우산조차 무용지물로 만드는 거센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LG전자 휴대폰 사업부의 일원으로 현지 시장조사에 나섰던 저는 5일 내내 마네쉬 마켓과 히라빠나 전자상가를 제 집 드나들듯 출근했습니다.

그때 기록한 일기들을 다시 보니, 20대 젊은 시절의 열정과 함께 '인도 비즈니스의 3가지 핵심 키워드'가 지금의 인도와도 놀랍도록 닮아 있음을 깨닫습니다.
1. 암시장(Black Market), 인도를 움직이는 거대한 '그레이' 경제
당시 뭄바이 핸드폰 시장의 80%, 인도 전체의 70%가 블랙마켓 제품이었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에서 보따리 장사(Passenger)들이 실어 나른 물건들이 거미줄 같은 유통망을 타고 인도 전역으로 퍼져나갔죠.
- 현재의 변화: 지금은 아마존(Amazon), 플립카트(Flipkart) 같은 거대 이커머스와 제도권 유통이 자리 잡으며 과거와 같은 노골적인 블랙마켓은 줄었습니다.
- 변하지 않은 본질: 하지만 여전히 인도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부문(Informal Sector)'의 비중이 전체 노동 인구의 90%에 달합니다. 과거의 '블랙마켓'은 오늘날 세금을 피해 거래되는 무자료 거래와 현금 경제의 형태로 그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 뇌물(Bribe)과 관료주의, '익스프레스' 비용의 역사
2002년 기록에 따르면, 보따리 장사들은 세관원들의 교대 시간까지 파악해 뇌물을 먹이며 세관을 통과했습니다. 대당 100루피, 혹은 100만 루피(1렉) 단위로 오가는 뇌물은 물류의 윤활유 역할을 했습니다.
- 현재의 변화: 모디 정부 이후 '디지털 인도' 정책으로 행정 절차가 전산화되면서 대면 뇌물은 많이 줄었습니다.
- 변하지 않은 본질: 그러나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관료주의는 여전합니다. 서구권에서는 '부패'라고 부르는 것이 인도에서는 여전히 '행정 처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비용'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강합니다. 시스템이 복잡할수록 이를 우회하려는 에너지는 여전히 강력합니다.
3. 미로 같은 유통 구조, '중간 상인(Middlemen)'의 나라
당시 제가 파악한 블랙마켓의 유통 단계는 4단계(보따리 장사-도매상-부도매상-소매점)였습니다. 뭄바이의 작은 샵 주인인 '사따르'를 만나기 위해 삼고초려했던 기억은 인도 유통망의 폐쇄성을 잘 보여줍니다.
- 현재의 변화: 현대적인 대형 마트와 직거래 시스템이 도입되었습니다.
- 변하지 않은 본질: 그럼에도 인도는 여전히 '중간 상인의 나라'입니다. 인도 전역에 퍼져있는 1,200만 개 이상의 구멍가게(Kirana Stores)에 물건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중간 딜러를 거쳐야만 합니다. 이 복잡한 구조는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시장 진입 시 가장 고전하는 포인트이자, 동시에 인도의 고용을 책임지는 거대한 뿌리이기도 합니다.
조사를 마치며: 20년 전의 '디테일'이 주는 교훈
당시 제가 "인도인은 절대적으로 바(Bar) 타입을 선호하며, 폴더는 불편해한다"거나 "원색보다는 실버/검정을 좋아한다"고 적었던 소비자 성향 조사는 지금 봐도 흥미롭습니다. (물론 지금은 대화면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었지만요.)
20년 전의 저는 정보를 얻기 위해 학생으로 신분을 속이고, 빗속에서 딜러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삼고초려'의 심정으로 시장을 훑었습니다.
인도는 예나 지금이나 '데이터 시트'보다는 '사람 사이의 관계(Relationship)'와 '현장의 끈기'가 승패를 결정하는 곳입니다. 2002년의 폭우 속 뭄바이가 저에게 가르쳐준 이 교훈은, 2026년의 인도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4강 진출의 기쁨 속에서도 수첩을 놓지 않았던 24년 전의 저에게 박수를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