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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도 지역전문가

186.[인도 방갈로르 Part 3] Incredible India 의 두 얼굴: 왜 외국인 관광객은 인도를 찾지 않을까요? 인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by 인도 전문가 2026. 1. 26.

2002714, 일요일, 방갈로, 가끔 구름

 

186.1 TTF(Travel & Tourism Fair) 관람

날짜를 잘 맞쳐서 온 것일까? 아니면 우연일까?

오늘 아침 신문을 보던 중에 기사가 나와서 알게 되었는데, 방갈로에서 13, 14, 153일간 TTF(Travel & Tourism Fair)가 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되었다.

오후 내도록 그곳에 방문하여 구경을 하였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왔었다.

 

공설운동장 중간에 있는 체육관 한 개를 빌려서 진행이 되었는데, 각 지역별 관광청과 유명 호텔 에이전시, 인근 관광국가 ;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자국 관광 홍보를 위해서 스톨이 준비되어 있었다.

입장은 무료로 하고 있었고, 들어갈 때 개인 등록을 하면 간단한 기념품도 받을 수 있었다. 입구부터 여러가지 홍보전단지를 나누어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용을 보면 여행패키지를 소개하는 글들이 많다.

호텔에서도 한정판매를 외치며 23일부터 56일까지 다양한 호텔패키지를 들고 나와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도 하고 있었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타즈호텔과 오베로이호텔에서도 스톨을 준비해서 홍보를 하고 있었다.

또 한쪽에서는 인디아에어라인에서 나와서 할인항공권 판매와 기타 항공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오늘 이곳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인도인들이었다. 외국인은 나 혼자, 아니면 몇 명 정도 밖에 안되었고, 가족들이 손에 손을 잡고 나온 모습이 많이 보였다. 처음에는 인도인들은 못사니깐 이런데 관심을 안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많은 인도인들로 붐볐다. 나오는 인도인들은 팜플릿을 한손에 가득히 들고 있었다.

인도인들의 휴가와 여행에 대한 많은 관심을 확인 할 수 있는 기회였다.

 

186.2 방갈로의 수준 낮은 인터넷 사정

오늘 주간 보고를 위해서 사이버 카페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는 수준을 보고 적잖이 놀랬다.

방갈로 하면 인도의 실리콘 벨리이며, 남부지역의 금융의 중심지, 그리고 외국인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 인터넷 사정이 다른 곳보다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많이 좋을 줄 알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질이 떨어지면 떨어지지 더 낫진 않다.

사정은 이러하다.

아침에 호텔 비즈니스센터를 이용하려 하다가 가격이 워낙 비싸서 밖에 나와서 인터넷 카페를 찾기 시작했다.

어제 MG로드 근처에서 인터넷카페를 본 것 같아서 그리로 갔는데, 있기는 있는데, 가격이 무진장 비쌌다. 1시간에 60루피. 생각보다 비쌌다. 그래서 시내 중심이라서 그런가 해서 한참을 다시 걸었다. 한참을 걷고 나서 다른 인터넷 카페를 찾았다.

가격은 그렇게 안 비싸다. 그런데 문제는 한글을 읽을 수가 없다. 그래서 열심히 한글 폰트를 약 30분에 걸쳐서 다운로드 받았다.(겨우 2메가 바이트인데, 30분임)

문제는 인스톨이 안 된다. 원인을 보니, 모든 컴퓨터에 프로그램설치를 포함한 셋업작업을 막아놓은 것이다. 그것을 풀려면 암호가 있어야 하는데, 오늘 일요일이라서 그 사람이 집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설치도 못하고 돈만 날리고 그냥 나왔다.

속 터졌다.

다시 다른 방향으로 한참 걸었다. 또 다른 카페를 찾았다.

한글을 다시 다운로드 받고, 여기는 설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런데, 갑자기 속도가 너무 느려져서 도저히 계속 진행을 할 수가 없었다. 라이코스 이메일을 사용하는데, 초기화면 보는데, 15분이 걸렸다. 거기에 로그온은 도저히 불가능 하였다. 30분 정도 계속 로그온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포기했다.

결국 호텔에 다시 들어와서 한시간에 350루피 주고 인터넷을 했다.

속 터졌다. 시간 아깝고 돈 아깝고 정력 아깝고 

뭐 이래 실리콘 벨리가


[인도 방갈로르] Incredible India 의 두 얼굴: 왜 외국인 관광객은 인도를 찾지 않을까요?

'2002년 7월 14일, 일요일, 방갈로르, 가끔 구름.'

인도의 실리콘밸리라는 방갈로르에서 고작 한글 폰트 하나 다운로드하는 데 30분이 걸리고, 이메일 로그인조차 실패해 결국 호텔 비즈니스 센터에서 거금을 썼던 날입니다. 네비 키고 한시간 운전해서 맛집이라고 찾아갔더니, 먹을게 없어서 라면 하나 먹고 나온 기분이었겠네요. 맞습니다. 인프라는 낙후되었는데 이름값만 높았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그날의 의외의 주제는 바로 **TTF(Travel & Tourism Fair)**였습니다. 먹고살기 바빠 여행 따위는 관심 없을 줄 알았던 인도인들이 체육관을 가득 메우고 휴가 패키지를 상담받던 모습.

오늘은 그날의 기억을 바탕으로, 제가 17년간 현장에서 지켜본 인도 관광 산업의 현주소와 고질적인 문제점, 그리고 평소에 생각해오던 진짜 필요한 대안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인도 관광의 상상과 현실은 많이 다르답니다.
인도 관광의 상상과 현실은 많이 다르답니다.

1. 인도 관광의 아이러니: 뜨거운 내수, 차가운 인바운드

2002년 제가 목격했던 그 열기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인도의 국내 관광(Domestic) 수요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중산층이 성장하면서 휴가철이면 심라, 마날리 같은 피서지나 고아(Goa) 해변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그와 동시에 해외여행(Outbound) 수요도 폭발적입니다. 인도인들은 이제 두바이, 태국, 베트남은 물론 유럽까지 휩쓸고 다닙니다. 돈을 쓰는 규모도 어마어마하죠.

동남아를 가도 유럽을 가도 죄다 인도인들입니다. 전에는 중국인들이 차지하던 면세점, 쇼핑센터, 관광지 단체버스는 이제 전부 인도인 차지가 되었답니다.

문제는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Inbound)입니다. 타지마할이라는 세계적인 유산, 히말라야, 요가와 명상의 본고장이라는 엄청난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태국이나 베트남 등 주변국 성장세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입니다.

결국 인도인들은 해외에 나가서 돈을 펑펑 쓰는데, 들어오는 외국인은 적으니 만성적인 관광 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Incredible India 캠페인을 벌이며 홍보에 열을 올리지만, 외국인들은 왜 인도행 티켓을 끊기를 주저할까요?

2. 외국인이 인도를 외면하는 진짜 이유 (17년 거주자의 시선)

흔히 치안, 위생, 바가지요금, 살인적 날씨 등을 문제로 꼽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여성치안문제 심각하고, 어딜가도 더럽게 느껴질거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사기꾼들 많습니다. 네, 날씨도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죠. 하지만 제가 이곳에서 살며 외국인의 시각으로 느낀 진짜 결정적인 장벽은 따로 있습니다.

 

첫째, 음식 호환성의 문제입니다. 향신료가 강해서일까요? 아닙니다. 태국이나 멕시코 음식도 향은 강합니다. 진짜 문제는 재료입니다. 서양인이든 동양인이든 여행의 즐거움 중 절반은 미식인데, 인도에서는 소고기(힌두교)와 돼지고기(이슬람교)를 쓰지 않습니다. 내륙은 해산물도 구하기 힘듭니다. 결국 닭고기(치킨), 콩(Dal), 치즈(Paneer)가 전부입니다. 삼시 세끼를 이것만 먹다 보면 3일만 지나도 물립니다. 절반이 채식주의 식단인 나라에서 외국인이 식도락을 즐기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둘째, 타지마할 보고 나면 할 게 없습니다. 이게 가장 뼈아픈 현실입니다. 타지마할은 훌륭하지만, 그 이후는 성(Fort) 보고, 또 성 보고, 사원(Temple) 보는 일정의 무한 반복입니다. 힌두교도가 아닌 이상 그 사원이 그 사원 같아 감흥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셋째, 놀 거리와 즐길 거리가 전무합니다. 동남아처럼 휴양지에서 수영하고 푹 쉬거나, 유럽처럼 거리를 걸으며 쇼핑하고 카페에 앉아 쉴 수 있는 문화가 없습니다. 밤에 갈만한 클럽이나 술 마실 곳도 제한적이고, 골프장 인프라도 태국이나 베트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마사지 숍이 있긴 하지만 어두침침하고 전문성이 떨어져 가족끼리 가기엔 거부감이 듭니다. 거리는 매연과 소음, 동물들로 가득 차 있어 걷는 것 자체가 고역입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를 찾는 사람들

그렇다면 지금 인도를 찾는 외국인은 누구일까요? 크게 세 분류로 나뉩니다.

비즈니스 출장자: IT, 자동차, 제조 등 거대한 인도 시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불교 성지 순례객: 제 지인이 인도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데, 고객의 대부분이 한국 불교 신자들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쫓는 4대 성지 순례는 열악한 인프라를 감수하고서라도 오는 확고한 수요층입니다.

수행자와 배낭여행족: 저처럼 명상을 배우러 오거나(뿌네 오쇼 아쉬람 등), 소위 고생을 사서 하며 인생의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젊은 배낭여행객들입니다.

4. 현실적인 대안은 없을까요? (분리와 특구 전략)

인도 전체의 위생을 바꾸거나 식문화를 뜯어고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분리(Enclave)전략과 특구(Zone) 지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언 1: 외국인 전용 관광 특구 지정 몰디브가 이슬람 국가임에도 리조트 섬에서는 술과 돼지고기를 허용하듯, 인도도 고아, 남인도, 뿌네등 기후가 좋은 지역이나, 안다만 제도나 특정 해안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야 합니다. 그 안에서만큼은 소고기, 돼지고기 판매를 허용하고 복장 규제나 음주 문화를 자유롭게 풀어줘야 합니다. 인도스러움을 강요하지 말고, 외국인이 숨 쉴 구멍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러한 특구 지정으로 인도에 방문하는 외국인은 그들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기존의 혼돈의 인도, 전통 포트 관광의 인도를 즐길수도 있으며, 위의 지정된 관광특구를즐길 수도 있습니다. 혹은 두개의 옵션을 다 고를 수 있는 선택을 주는 것입니다.

제언 2: 프리미엄 골프 & 웰니스 벨트 조성 배낭여행객이 아닌 지갑을 여는 관광객을 잡으려면, 혼란스러운 인도의 거리와 단절된 공간이 필요합니다. 수준 높은 골프장과 검증된 스파, 한국/일본식 사우나 시설을 갖춘 대형 리조트 단지를 조성해, 리조트 안에서 모든 휴양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제언 3: 보는 관광에서 체험형 콘텐츠로 돌덩어리 성(Fort)만 보여주지 말고, 그 공간을 활용해야 합니다. 라자스탄의 고성들을 초호화 결혼식 장소로 특화하거나, 세계적인 뮤직 페스티벌 장소로 과감하게 대여해 젊은 외국인들이 인도를 찾아올 힙(Hip)한 이유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제언 4: 마지막으로 인도의 비자제도 역시 외국인에게 매우 unfriendly합니다. 입국비자 면제국을 늘리고, 은퇴자들을 위한 Silver Visa나 은퇴비자제도 도입해야 합니다.

5. 마무리하며

2002년 방갈로르 TTF에서 보았던 인도인들의 여행 열망은 이제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세계인들을 인도로 불러들여야 할 인바운드 관광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화려한 홍보 영상보다 중요한 것은, 여행자가 먹고, 자고, 노는 데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그들만의 공간이라도 마련해 주는 유연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