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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도 지역전문가

22. 인도에 사는 외국인이 받는 패널티

by 인도 전문가 2025. 9. 24.

2002년1원31일, 목요일, 델리, 맑음

 

22.1 경비정리 마감

~ 한달 진짜 금방 간다.

벌써 1월도 끝났다. 1년의 12분의 1. 매년 신년이 되고 한달이 지나면 느끼는 것인데,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매년

경비정리는 끝났다. 내일 FEDEX로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못 받았던 영수증들 많이 수거했다.

 

22.2 꿀루 마날리 방문 준비

오늘 오후 수업 끝나고, 저녁수업 시작하기 전에 코넛플레이스에 있는 젝슨에어라인에 방문해서 마날리까지 가는 왕복항공권을 샀다. 이번에 히말찰프라데쉬주에서 주도인 심라와, 눈이 많기로 유명한 마날리에서 눈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매년 2월 첫째주에 열리는데, 놀라운 것은 스키도 탈 수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 스키 탄다는 이야기는 첨 들었는데, 아주 좋다고 한다. 뒤에는 히말라야산맥을 배경으로 한없이 넓은 슬로프를 타고 내려온다고 한다. 잘 이해가 안가면 한국의 비디오방에 가보면 가끔씩 배경으로 스키타고 내려오는 설산을 생각하면 된다. 그게 인도란다. ~ 나도 놀랐다.

여기의 눈축제는 약 15년전부터 히마찰프라데쉬주와, 인도정부의 후원으로, 상당히 크게 한다고 한다. 원래는 잠무,카쉬미르주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큰 스키캠프가 있었고, 겨울마다 눈축제를 했다고 하는데, 80년대부터 파키스탄과의 분쟁으로 위험해지자, 그 축제를 히말찰프라데쉬주가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 4월에서 5월사이에 인도의 최북단 지역으로 이동계획이 있으나, 그 때는 이미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절이라서, 이번에 잠시 눈축제에 참가하고 오려고 한다.

인도내에서 국내선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꼭 거주자 등록을 하기를 추천한다. 왜냐면 오늘 표 사면서 안 사실인데, 국내선 비행기 값에도 외국인과 내국인차별이 있다. 다른 모든 노선도 그런지는 아직 확인을 못했는데, 오늘 예를 들면, 편도로 델리에서 마날리까지 외국인은 달러로 140, 즉 약 6,580루피인데, 내국인은 4,265루피이다. 무려 1.5배차이가 난다. 다행히 나는 거주자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내국인 가격으로 싸게 표를 살 수 있었다.(~ 회사에 충성했다.)

 

22.3 소포로 보내준 한국음식 보관방법

오늘도 저녁밥을 어제 받은 햇반이랑 인스턴트국을 만들어 먹었다. 맛있었다. 참고로 모든 음식은 내 캐비닛에 보관하고 있다. 매일 캐비닛문 잠그고 다닌다. 그리고 김치는 냉장고의 냉동고에 보관하고 있다. 처음에 냉장고의 냉장실에 넣었는데, 김치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다른음식에 다 밴다고 오늘 아침에 아줌마가 꺼내버렸다. 내가 아침에 학원에 가다가 그걸 봤으니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김치 왕창 쉬어버려서 못 먹을 뻔했다.(쉬어도 먹긴하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딱 잘 익은거에서 조금 쉴라고 넘어가고 있는 찰라이다. 나는 다시 집어넣자고 했는데, 아줌마가 이러저러 꺼낸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그럼 냉동고에 넣자고 한다. 왜냐면 냉동고에는 얼음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면서. 나는 이거 얼면 안되는데, 했는데, 아줌마는 약으로 해놓으면 된다고 해서, 더 익으면 안될것도 같아서 그러자고 했다.

저녁에 김치 과연 어떻게 먹었을까? 기대하시라.

얼은 김치 먹었다. 꽁꽁 언건 아니고, 살짝 얼은 김치이다. 시원한게 먹기 나쁘지 않다. 맛있게 먹었다.

 


어느 나라든지 외국인들은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게 되어있지요. 인도도 그렇습니다. 은근한 차별 외에도 대놓고 외국인이니 돈 더내야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심합니다. 위 일기에 적었듯이 당시에는 국내선 비행기표 사는데도 차별이 있었을 정도이니까요.
(지금은 비행기표 사는데 그런거 없이 똑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인도에 살면서 감수해야 할 외국인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 혹은 불편함을 정리하였습니다.

 

구르가온에서 맞는 수요일 아침, 커피를 한잔 마시며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인도 생활이 정말 좋고, 매력적인 순간도 너무나 많지만 '아, 이럴 땐 정말 외국인이라 서럽다!' 싶은 순간들이 있죠. 여행 가이드북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하지만 이곳에 사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현실적인 불이익들.

오늘은 바로 그 웃기고도 슬픈 '외국인 패널티'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1. 내 지갑은 '외국인 전용 ATM'?: 경제적 불이익

가장 피부에 와닿고, 가장 빈번하게 겪는 문제입니다. 인도에서 내 지갑은 내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 될 때가 많죠.

  • 외국인 요금(Foreigner Price)은 기본 옵션: 이건 거의 인도의 문화라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릭샤, 시장, 관광지 기념품 가게 어딜 가나 현지인 가격의 2배, 3배를 부르는 건 일상다반사입니다. 이젠 흥정하다 지쳐서 '그래, 이 정도는 기부다' 생각하며 내버려 둘 때도 많아요. 그냥 가격 흥정에서 바가지를 씌우는 수준이 아니라, 정부가 운영하는 관광지의 대부분은 공식적으로 입장료가 10배 넘게 차이가 나지요.
    타즈마할 매표소. 글자가 작아서 잘 안보이는데, 왼쪽이 외국인요금표 오른쪽이 인도인요금표 입니다.
  • 은행 업무와 서류의 늪: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외국인은 인도에서 은행 계좌 하나 만들기도 쉽지 않습니다. 까다로운 KYC(신원 인증) 절차는 물론이고, 신용카드 발급은 하늘의 별 따기죠. 월급을 받거나 돈을 한국으로 보내려고 해도 온갖 서류와 증명을 요구받기 일쑤입니다. 집을 구할 때 내야 하는 'Form C'나 경찰서 신고 같은 복잡한 절차는 집주인들이 외국인을 꺼리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부동산은 '부르는 게 값': 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라도 외국인에게는 더 비싼 월세와 훨씬 많은 보증금(Security Deposit)을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외국인은 비자 기간이 끝나면 떠날 수 있으니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게 그들의 논리죠.

 

2. 서류와의 전쟁: 끝나지 않는 인내심 테스트

인도에서 외국인으로 장기 체류를 하려면, 서류와 행정 절차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합니다.

  • 악명 높은 FRRO(외국인 등록 사무소): 인도 거주 외국인들의 공공의 적이자,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곳입니다. 비자 연장이나 거주 등록을 위해 FRRO 사이트와 씨름하다 보면 하루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수없이 요구되는 서류, 불친절한 웹사이트, 기약 없는 기다림은 인도 생활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옛날에는 1년에 한번씩 맞는 독감예방주사라고 생각하고 최고 수준의 참을성을 하루 종일 고생하고 나면 참을성 능력이 크게 올라 인도에서의 1년이 편해진다라는 농담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요새는 온라인로 전환되어 2~3시간이면 됩니다. 
  • 사소한 모든 것의 허들: 휴대폰 SIM 카드를 만들거나, 운전면허증을 신청하거나, 인터넷을 설치하는 등 내국인에게는 간단한 절차도 외국인에게는 여권, 비자, 거주 증명서 등 한 보따리의 서류를 필요로 합니다. "서류 하나가 부족하네요, 다음에 다시 오세요"라는 말을 들을 때의 허탈함이란!

3. 나는 동물원 원숭이가 아니에요: 일상 속 피곤함

돈이나 서류 문제보다 때로는 일상에서 겪는 사소한 불편함들이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 시선이라는 감옥: 어딜 가나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은 인도 생활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악의가 없는 순수한 호기심이라는 걸 알면서도, 매일 수십, 수백 개의 눈동자 속에 노출되어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가 방전되고 사적인 공간이 그립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 사라진 익명성: 한국에서는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 '투명인간'으로 자유롭게 거리를 다녔지만, 이곳에서 나는 언제나 '튀는 외국인'입니다. 내 행동 하나하나가 주목의 대상이 되고, 동네 사람들은 내가 언제 들어오고 언제 나가는지 다 알고 있죠. 이런 관심이 때로는 안전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피곤할 뿐입니다.
  • "Yes"의 진짜 의미를 찾아서: "Yes"라고 대답했지만 'No'의 의미일 때, "5분이면 돼"라고 말했지만 2시간이 걸릴 때...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소통의 어려움은 끝이 없습니다. 항상 상대방의 의도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는 일상의 긴장감은 오롯이 외국인의 몫입니다.
  • 특히 외국 여성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 불필요한 오해를 사거나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오해이긴 하나 열에 하나 사고 나면 큰일이기 때문에 조심하여야 합니다. 인도인의 경우 강력한 신분제도와 보수성으로 인하여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는데, 외국인은 그 신분제도에서 열외이며 외국 여성은 성적으로 개방적이다 라는 아주 아주 일부 몰지각한 인도인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손을 내밀어주는 따뜻한 친절, 골목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다채로운 문화가 주는 생동감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인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 인도로의 이주나 장기 체류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런 화려함 이면에 존재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들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네요. 오늘도 릭샤꾼과 흥정하고, 각종 서류와 씨름하고 있을 인도의 모든 외국인 동지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