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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도 지역전문가

67. 맨발로 볼링 치던 나라, 인도의 화려한 변신

by 인도 전문가 2025. 10. 31.

2002년 3월17일, 일요일, 델리, 맑음, 33도

Essex Farm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있는 식당입니다. 여기 맛있습니다.

67.1 델리에서 볼링과 전자오락을 즐기다.- 에쎗

오늘 놀랄만한 곳을 발견했다. 이름은 에쎗

볼링장도 있고, 당구장도 있고, 전자오락기도 많은 곳이다.

그리고 그 옆에 고급 식당도 있고, 빵가게도 있고, 숄 파는 가게도 있다. 주차장도 넓다. 상당히 고급스러운 곳이다. 장소는 의외로 우리집에서 가깝다. 걸어서 30분 거리이고, 차로는 5분 거리이다. 빤치실마르그 사거리에서 바로 남쪽 왼쪽에 있다. IIT근처이기도 하다.

 

가격은 상당히, 아니 무진장 비싸다.

먼저 볼링 한 게임에 150루피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생각해도 4,500원 정도이다. ~ 우리나라보다 비싸다. 우리나라에서도 2,500원정도 하는데, 거의 2배이다.

그렇다고 볼링시설이 좋은 것도 아니다. 레인은 6개이고, 하우스볼의 상태가 별로 좋지않다. 레인도 거의 오일이 발라져 있지않은 거 같다. 볼이 무진장 잘 휜다.

그리고 대부분 오는 사람들도 인도인들인데, 볼링을 스포츠로 여기지 않고, 그냥 놀이로 즐기고 있는 느낌이다. 거의 다 점수가 100점을 안 넘는다. 쉽게 말해 무진장 못 친다. 그래도 엄청 좋아하면서 박수치면서 즐기고 있다. 내가 스트라이크를 할 때마다 ~ 하고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 박수는 안친다. 그런데 참, 볼링매너는 하나도 없다. 아마 모르는것 같다.

, 볼링화가 없다. 대부분 양말신고 하든가, 아니면 맨발로 볼링을 한다. 나도 맨발로 했다.

2게임을 했다. 첫번째는 딱 100, 두번째는 157점 했다.

 

당구장은 전부 포켓볼인데, 우리나라 당구다이보다 약간 작은 느낌이고 공도 작은 거 같다. 그리고 각 구멍마다 주머니가 달려있다. 우리나라처럼 한곳으로 모이지 않고 각 구망마다 포켓이 있어 거기에 모인다. 1시간에 150루피이다. 그다지 비싼편은 아니지만, 인도 물가에 비하면 비싼편이다.

전자오락실에는 약 25개정도의 전자오락기가 있는데, 신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구닥다리오락도 아니다. 그냥 중간정도 시설이다. 가격은 엄청 비싸다. 전부 균일가격인데, 한게임에 20루피이다. 우리나랏돈으로 600원정도이다. 엄청 비싼거다.

나도 무려 150루피어치나 오락했다. 4500원정도

 

이렇게 비싼 곳인데도 인도인들로 북적북적하다.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

여기도 해피아워가 있어서 아침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해피아워인데, 이 시간에 150루피를 내면 무한정 전자오락을 그 시간대에 즐기고 볼링도 1개임 칠 수 있다. 거기에 샌드위치도 하나 준다.

그리고 해피목요일이라고 해서 목요일에는 하루종일 150루피 내면 역시 볼링1개임과 무한정전자오락을 할 수 있다.

나중에 아침이나, 목요일에 한번 다시 와봐야 겠다.

그 옆에는 엄청 고급스러운 식당이 있다. 들어가 보지 못했다. 비싸보인다. 역시 다음에 들어가 봐야 겠다. 또 옆에는 숄, 카페트 파는 가게가 있다. 살짝 들어가 봤는데, 고급품질이다. 비싸 보인다.

입구쪽에는 이것 저것 기념품, , 아이스크림 파는 가게가 있고, 안쪽에는 컨퍼런스센타가 있어서 워크샵이나, 회의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나중에 어쩌면 가끔씩 이용할 곳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Essex의 볼링장 및 안에 있는 바

 


2002년 3월 17일, 맑은 일요일. 저는 델리에서 아주 놀랄 만한 곳을 발견했습니다. 낡은 일기장에는 그날의 흥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름은 “에쎗(Esse)”... 볼링장도 있고, 당구장도 있고, 전자오락기도 많은 곳이다... 가격은 상당히, 아니 무진장 비싸다. 볼링 한 게임에 150루피이다... 우리나라보다 비싸다... 또, 볼링화가 없다. 대부분 양말신고 하든가, 아니면 맨발로 볼링을 한다. 나도 맨발로 했다."

IIT 근처 빤치실 마르그에 있던 그곳. 20여 년 전의 저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하지만 그 신세계는 온통 기묘한 풍경 투성이였죠. 한국보다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레인 관리는 엉망이었고, 심지어 볼링화도 없이 맨발로 공을 굴리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때의 저는 이 풍경을 그저 '이상한 인도'의 한 단면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7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저는 압니다. 그날 제가 목격했던 것이 바로 인도 중산층의 '엔터테인먼트 문화'가 태동하던 그 첫 순간이었다는 것을.

1. 2002년의 '에쎗': 부자들의 드문 놀이터

20여 년 전, 델리에서 '에쎗' 같은 복합 오락 시설은 도시 전체를 통틀어 한두 곳에 불과한, 아주 드물고 귀한 장소였습니다.

  • 비싼 가격, 그들만의 리그: 볼링 한 게임에 150루피, 오락 한 판에 20루피(당시 600원!). 인도 물가를 생각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었습니다. 당연히 이곳은 일반 서민들은 감히 올 수 없는, 돈 많은 집안의 젊은 남녀들이 연애를 하거나 부를 과시하는 '그들만의 놀이터'였습니다.
  • 미숙했던 문화: 볼링화도 없이 맨발로 치고, 레인에 오일이 없어도 그저 공이 굴러가는 것만으로 즐거워하던 사람들. 볼링을 '스포츠'가 아닌, 서양 문화를 흉내 내는 '놀이'로 즐기던, 아직은 모든 것이 미숙했던 시절의 풍경입니다.

2. 2025년 현재: 쇼핑몰의 심장이 된 '어뮤즈먼트 파크'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인도의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에쎗' 같은 시설은 더 이상 특별한 곳이 아닙니다. 이제 델리 NCR, 뭄바이, 벵갈루루 등 대도시의 거의 모든 대형 쇼핑몰의 가장 핵심적인 공간을 이 '엔터테인먼트 시설'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단시 상가에도 6개의 볼링레인을 갖춘 오락실이 있답니다.

  • 대표 주자들: '타임존(Timezone)', '스매쉬(SMAAASH)', '펀 시티(Fun City)', 'PVR 플레이하우스' 등 거대 체인들이 경쟁적으로 입점해 있습니다.
  • 진화한 스케일: 2002년의 낡은 볼링장 6 레인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최신식 볼링장,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아케이드, VR(가상현실) 체험존, 레이저 태그, 실내 크리켓/축구, 범퍼카, 심지어 실내 롤러코스터와 고카트까지.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거대한 '실내 테마파크'로 진화했습니다.

 

3. '연애 장소'에서 '가족의 공간'으로: 문화의 변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20여 년 전, 젊은 커플들의 전유물이었던 이곳은 이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가족의 주말 공간'**이 되었습니다.

  • 가족 단위의 폭발적 증가: 주말이면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이 이곳을 찾습니다.
  • 생일 파티의 성지: 인도 중산층 아이들에게 쇼핑몰 어뮤즈먼트 센터에서의 생일 파티는 일종의 '국룰'이 되었습니다.
  • 기업 행사: 볼링장에서 회식이나 팀 빌딩 행사를 하는 기업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법인장으로 있었던 회사에서 볼링장으로 회식을 간적이 두번이나 있습니다)

이는 인도의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중산층의 확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제 인도인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소비'를 넘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험'에 기꺼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가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2002년 일기장에 적었던 바로 그 '에쎗'(현재 이름: Essex Farms)을 가족과 함께 몇 번 다시 가보았습니다. 놀랍게도 그곳은 여전히 성업 중이었고, 최신 쇼핑몰의 화려함과는 다른 그만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었습니다.

맨발로 볼링을 치던 그 황당했던 풍경에서, VR 고글을 쓰고 환호하는 지금의 아이들까지. 지난 20여 년간의 변화는 인도 사회가 얼마나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변모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즐거운 증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