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사리입고 조깅하지 말자라는 내용인데,, 사진속 여성이 너무 즐거운 표정으로 달리네요.
73.1 인도인들의 조깅하는 모습
아침에 운동을 하니, 인도인들의 아침 운동하는 모습을 매일 보게 된다.
그런데,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게 있는데, 옷을 전부 차려입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즉, 여자들은 사리를 다 차려입고, 마후라 휘날리면서 달리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남자들은 평상옷이나 편한 옷을 입고 달리기를 한다.
오늘 낮에 시리포트에 갔는데, 역시 그 곳에서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일부 남자 들은 반바지에, 편한 옷을 입고 조깅 혹은 걷기를 하고 있는 반면에, 많은 사람들이 옷들을 다 차려입고 일상복으로운동을 한다.(특히 여자는 대부분 사리)
한시간 정도 지켜 보았는데, 구두신고 달리는 남자, 사리입고 숄을 뒤로 휘날리면서 달리는 여자들도 있다. 아주 재미있다. 최소한 숄은 누구한테 맡기고라고 할 수 있을 텐데…그렇게 약 한시간을 계속 달린다.
비록 운동을 하고 있는 시간이지만, 역시 그들에게 전통의복은 뗄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다른 나라에서 전통의상은 보통 명절때나 입게 되는데, 인도에서는 “사리”라고 하는 전통 여성복은 현재 인도여성의 일상복이다. 남자들은 비교적 현대적 의상을 입고 있으나, 여자들은 회사 갈 때나, 시장 갈 때나, 집에 있을 때도 그 전통의상을 입는다. 그렇다고 그 사리가 아주 편한 옷도 아니다. 여느 다른 나라 여성들의 전통의상들과 마찬가지로 불편한 복장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요즘에도 입고 다니는 것을 보니, 이들에게 있어서 전통의상은 아주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부제: 2002년의 아침 공원에서 발견한 인도 사회의 보수성
2002년 3월 23일, 아침 운동을 나갔던 제 눈에 아주 기이한 풍경이 들어왔습니다. 델리의 공원에서 열심히 땀 흘려 운동하는 사람들, 그런데 그들의 복장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게 있는데, 옷을 전부 차려입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여자들은 사리를 다 차려입고, 마후라 휘날리면서 달리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남자들은 평상옷이나 편한 옷을 입고 달리기를 한다... 구두신고 달리는 남자, 사리입고 숄을 뒤로 휘날리면서 달리는 여자들도 있다."
사리입고 달리기 라는 행사도 있답니다. ^^
트레이닝복에 운동화가 '상식'인 우리 눈에는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6미터가 넘는 긴 천을 몸에 휘감은 '사리'를 입고, 심지어 목에는 '두파타(Dupatta, 숄)'까지 두른 채 달리는 여성들. 20여 년 전의 저는 그저 '전통을 정말 사랑하나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7년을 인도에서 살아본 지금, 저는 그 휘날리는 사리 자락 뒤에 숨겨진 인도 사회의 견고한 보수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1. 일상이 된 전통: 1960년대 한국과 2025년 인도의 차이
한국도 1960년대까지는 한복 치마저고리가 여성들의 일상복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업화와 함께 한복은 '명절 의상'으로 물러났죠. 반면 인도는 2025년인 지금도 전통의상 사리가 곧 일상복입니다.
인도 여성의 옷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몸에 두르는 **'사리(Saree)'**와, 긴 상의와 바지 그리고 숄을 두르는 **'살와르 카미즈(Salwar Kameez, 펀자비 슈트)'**입니다. 특히 살와르 카미즈는 비교적 활동이 편해 젊은 층도 많이 입지만, 여기서도 핵심은 목이나 가슴을 가리는 긴 스카프인 **'두파타'**를 절대 생략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 왜 그들은 사리를 입고 달릴까? : '단정함(Modesty)'의 압박
그렇다면 왜 운동할 때조차 그 불편한 옷을 고수할까요? 단순히 전통을 사랑해서일까요? 저는 그것이 인도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엄격한 '단정함(Modesty)'의 압박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시선의 감옥: 인도, 특히 로컬 지역에서 여성이 몸매가 드러나는 레깅스나 반바지를 입고 뛴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쏟아지는 남성들의 노골적인 시선과 수군거림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성들은 가장 '안전한' 복장인 사리나 살와르 카미즈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수욕장의 풍경: 이 현상은 바닷가에서 더욱 극적으로 나타납니다. 뭄바이나 첸나이의 해변에 가보면, 수많은 여성들이 물에 젖으면 엄청나게 무거워지는 사리를 입은 채로 바닷물에 들어가 물장구를 칩니다. 수영복은커녕 반팔 티셔츠조차 쉽게 허용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낸 기이하고도 안타까운 풍경입니다.
3. 여전한 제약들: 보수적인 사회의 단면
물론 델리나 뭄바이의 부유한 지역, 최신 헬스장에서는 브라탑과 레깅스를 입고 운동하는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의 이야기일 뿐, 대다수 인도 여성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드레스 코드의 제약을 받습니다.
청바지 금지령: 지금도 가끔 지방의 보수적인 마을 의회('캅 판차야트')에서는 "청바지가 남성을 자극하여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황당한 이유로 여성들의 청바지 착용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려 뉴스에 나오곤 합니다.
두파타의 의무: 집안에서조차 시아버지나 시아주버니 앞에서는 반드시 머리에 두파타를 써서 얼굴을 가려야 하는 보수적 관습을 가진 가정들도 있습니다.
사리는 분명 아름다운 옷입니다. 저도 아내가 화려한 사리를 차려입었을 때 그 우아함에 감탄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이면에는, 운동할 때조차 편한 옷을 입을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여전히 많은 제약 속에 살아가는 인도 여성들의 현실이 숨어있습니다.
20여 년 전 공원에서 보았던, 숄을 휘날리며 달리던 그 여성의 모습은 단순한 '이국적인 풍경'이 아니라, 보수적인 사회 속에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건강과 삶을 지키려 했던 치열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