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21일, 일요일, 델리, 맑음
102.1 델리의 물 부족이 심각함.
내가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에 2달 살던 곳의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겨울에도 물이 부족해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잔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니깐,
여기로 이사 오고 나서 그런 현상은 없어졌는데, 오늘 처음으로 물이 잘 안 나온다.
수도꼭지에서는 그럭저럭 물이 나오는데, 샤워꼭지에서는 물이 쫄쫄 흐르는 정도로 밖에 안 나온다. 도저히 샤워는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손과 얼굴만 씻고 나왔다.
여름이 될수록, 델리의 전기사정과 물 사정이 극도로 안좋아진다.
전기 사정은 올드델리와, 서부델리(자낙뿌리근처)가 아주 안 좋고, 물 사정은 사우스델리와, 서부델리의 사정이 좋지 않다.
특히, 사우스익스텐션의 아르밋나가르(특히 C, D블록), 서부델리의 자낙뿌리, 샬리마르바흐, 또, 라즈프루로드 근처의 경우에는 아주 심각할 정도로 물이 부족하다.
여기서 심각하다는 정도의 표현은 어느 정도이냐 하면, 하루종일 물이 안 나와서 이 닦을 물도 없다는 정도이다. 그것도 여름에는 몇일 동안 계속…
이 보다는 사정이 약간 좋지만, 그래도 물 사정이 역시 안 좋은 지역이, 마지드모스, 니티바흐, 베감푸르, 하우즈카즈, 라지팟나가르, 말비야나가르(옛날에 내가 살던곳임), 바산트쿤즈 등이다.
물 부족의 원인으로는
첫째, 물 사용이 증가함이 있다
둘째, 시설의 노후로 인하여 많은 물탱크들이 제대로 보수가 되지 않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셋째, 수압이 지역별로 달라서 물이 도달하지 못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지하수를 판다는 것은 CGWA(Central Ground Water Authority)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거의 사실 불가능 하다. 그러다 보니, 앉아서 당하는 방법 밖에 없다.
나중에 집을 구하시는 분들은 상기 언급했던 지역은 가급적 피하시길…
이전에 델리 물부족에 대해서 한번 포스팅한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인도에 처음와서 경험한 물부족 사건이었지요.
5-1. 화장실 사건 / 형편없는 인도의 물사정
2002년 1월14일 월요일, 델리, 맑음 어제 롤리축제로 새벽까지 술을 먹고 잠이 들었었다. 아침에 머리가 조금 아팠지만, 그럭저럭 괜찮다. 어제 마신 술, 나쁘지 않은 술 같다. 비교적 뒤가 깨끗하
gshin.tistory.com
한여름이 되어, 이제는 물 공급이 아닌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기온은 40도를 넘어가는데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쫄쫄거리는 상황. 델리의 악명 높은 물 부족 시즌이 시작된 것입니다.
<2002년 4월 21일의 일기>
102.1 델리의 물 부족이 심각함. 수도꼭지에서는 그럭저럭 물이 나오는데, 샤워꼭지에서는 물이 쫄쫄 흐르는 정도로 밖에 안 나온다. 특히, 사우스익스텐션, 서부델리의 자낙뿌리... 심각할 정도로 물이 부족하다. 여기서 심각하다는 정도의 표현은 하루종일 물이 안 나와서 이 닦을 물도 없다는 정도이다. (중략) 나중에 집을 구하시는 분들은 상기 언급했던 지역은 가급적 피하시길…
1. 부촌도 예외 없다: 바산트 비하르의 물탱크
일기 속 2002년의 저는 서민 동네에 살아서 물이 안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11년간 델리 최고의 부촌이자 외교관 거주지인 **'바산트 비하르(Vasant Vihar)'**에 살면서 그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습니다.
인도의 물 부족은 빈부를 가리지 않습니다. 제가 살던 바산트 비하르 저택도 예고 없이 이틀씩 물이 끊기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 동네 집들은 **'이중 물탱크 시스템'**이 필수입니다.
- 지하 탱크: 시에서 보내주는 수돗물을 저장하는 거대한 지하 저장고.
- 옥상 탱크: 지하에 모인 물을 모터로 퍼 올려서 집 안으로 공급하는 탱크.
이 두 개를 가득 채워놔야 마음이 놓입니다. 아침마다 "모터 켰어?"라고 묻는 게 델리 주부들의 일상 인사일 정도니까요.
(자동 모터가 있는 곳도 있지만, 집 경비나 기사, 혹은 Local Help(하인)들이 항상 하는 일입니다.)
2. 물이 끊기면? '물차(Water Tanker)'를 부르세요
수도관이 마르면 어떻게 할까요? 돈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바로 **'사설 물탱크 차(Private Water Tanker)'**입니다.

정부에서 보내주는 무료 급수차는 언제 올지 기약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설 업자를 부릅니다. 전화 한 통이면 거대한 트럭이 와서 지하 탱크에 물을 콸콸 쏟아부어 줍니다. 비용은 트럭 한 대당 약 5,000루피(약 8만 원) 정도입니다. 꽤 비싼 금액이라 보통 윗집이나 옆집과 반반씩 돈을 내고 물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는... 저는 모릅니다.
아마 묻지 않는 게, 모르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3. 왜 델리는 항상 목마른가? (원인 분석)
20년이 지나도 왜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아니, 오히려 더 심각해졌습니다.
- 인구 폭발과 도시화: 델리의 인구는 2002년 대비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상수도 인프라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 주(State) 간의 분쟁: 델리는 자체 수원이 부족해 옆 동네인 하리아나주(야무나강)와 우타르프라데시주(갠지스강)에서 물을 받아와야 합니다. 하지만 여름만 되면 서로 자기네 농사지을 물도 없다며 밸브를 잠가버리는 정치 싸움이 벌어집니다.
- 낡은 배관의 누수: 정부가 공급하는 물의 약 40%가 낡은 배관 틈으로 새어나가거나 도둑맞고 있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죠.)
- 지하수 고갈: 부족한 물을 메우려 너도나도 펌프를 박아 지하수를 퍼 올리는 바람에, 델리의 지하수 수위는 위험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4. 계절별 물 사정 가이드
- 여름 (4월~6월): 최악의 시기. 기온은 45도인데 물은 가장 안 나옵니다. 단수 예고가 일상이며, 수압이 낮아 2층 이상은 물이 안 올라오기도 합니다.
- 몬순 (7월~9월): 비가 오니 괜찮을까요? 아닙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정수장이 침수되거나 흙탕물이 섞여 들어와 단수됩니다.
- 겨울 (11월~2월): 그나마 가장 안정적인 시기지만, 아침저녁으로 사용량이 몰리면 수압이 약해집니다.
- 결론: 항상 부족하다 !!!
5. 인도 생활 필수 생존 노하우
델리, 특히 구르가온이나 노이다 등 NCR 지역에 집을 구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입니다.
- 물탱크 용량 확인: "이 집 물 잘 나와요?"라고 묻지 마세요. "물탱크 용량이 몇 리터예요?"라고 물어야 합니다. 옥상에 검은색 'Sintex' 물탱크가 몇 개나 있는지 확인하세요.
- 모터 펌프: 수압이 약할 때 강제로 물을 끌어올리는 모터가 설치되어 있는지 필수 확인 사항입니다.
- RO 정수기: 수돗물이 공급돼도 석회질과 오염물질이 많아 그냥은 못 씁니다. 부엌에는 반드시 고성능 RO(역삼투압) 정수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샤워나 세탁은 그냥 물로 수돗물로 하셔도 되지만 식수는 반드시 정수한 물로 드셔야 합니다. 민감하신 분은 양치도.
- 지하수(Borewell) 여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자체 지하수 관정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불법인 경우도 많지만, 생존을 위해 암묵적으로 사용하는 곳이 많습니다.
질문이 하나 들어와서 추가합니다.
구르가옹이나 노이다의 대형 아파트 단지의 물공급은 어떻게 원할함을 유지하느냐에 대한 답변입니다.
구르가옹(Gurugram)의 대형 아파트 단지(Gated Society)에 거주하시면서 단수 경험이 없으셨던 것은, 물 공급이 원활해서라기보다는 단지 내의 '비상 공급 시스템'과 '대형 저장 시설'이 입주민이 눈치채지 못하게 물 부족을 막아주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실 구르가옹 전체의 물 공급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으며, 시 당국(GMDA)의 공급량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질문하신 "어떻게 물을 공급받는지"에 대한 비밀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거대한 지하 저수조 (Buffer Storage) 대형 단지들은 지하에 올림픽 수영장 몇 배 크기의 거대한 물탱크(Underground Tank, UGT)를 갖추고 있습니다. 시에서 물이 공급될 때 이 탱크를 가득 채워두며, 보통 2~3일 치의 물을 미리 저장해 둡니다. 따라서 시 공급이 하루 이틀 끊겨도 입주민들은 단지에 저장된 물을 쓰기 때문에 단수를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2. 사설 물탱크 트럭 (Private Water Tankers) 이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시에서 공급하는 수돗물(Yamuna water)이 부족하거나 끊기면, 아파트 관리실(Facility Management)에서는 즉시 사설 급수 트럭을 부릅니다.
- 입주민이 자고 있는 새벽이나 낮 시간에 수십 대의 물차 와서 지하 탱크를 채워 넣습니다.
- 이 비용은 입주민이 매달 내는 관리비(CAM Charge)에 포함되어 있어, 입주민은 추가 비용을 직접 내거나 주문하는 번거로움 없이 물을 쓸 수 있습니다.
3. 지하수 (Borewell) 사용 법적으로 엄격히 규제되고 있지만, 많은 단지가 비상용으로 지하수 관정(Borewell)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부족한 양을 지하수로 채워서 각 세대로 올려보냅니다. (가끔 수질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거나 경도(TDS)가 높게 측정된다면 지하수 비율이 높아진 날일 수 있습니다.)
4. 중수도 시스템 (STP - Sewage Treatment Plant) 대형 단지는 자체 하수 처리 시설(STP)을 의무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화장실 변기 물이나 정원 조경 용수는 한 번 쓴 물을 정화해서 재사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깨끗한 수돗물은 오직 씻고 마시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어 물 부족을 덜 겪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님의 아파트 단지는 **'시 수돗물 + (부족분 발생 즉시) 사설 물차 + 지하수'**라는 3중 공급망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끊김이 없을수도 있습니다. 델리의 일반 주택(Vasant Vihar 등)은 개인이 직접 탱크차를 불러야 해서 단수를 피부로 느끼지만, 구르가옹의 대형 단지는 관리실이 이 과정을 알아서 처리해주기 때문에 쾌적하게 느끼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름철(5~6월)이 되면 물차 수급조차 어려워져 관리실에서 "물을 아껴 써 달라"는 공지가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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