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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도 지역전문가

108. 3층의 악몽: 인도인들은 왜 새벽 3시까지 집에서 파티를 할까?

by 인도 전문가 2025. 12. 13.

2002년 4월27일, 토요일, 델리, 맑음

 

108.1 오늘의 파티

오늘 밤에 우리 하숙집에서 파티가 있었다.

이 집 주인이 의사인데 (사실 돌팔이 같이 보인다.) 오늘 저녁에 이 집에서 의사들이 모임이 있어서 저녁 먹고, 파티를 열었다.

처음에는 이 집에는 별로 파티가 없는 듯했는데(전에 살던 집(펀자비가족)에 비하면), 요즘 들어서 이런저런 파티가 많아지는 것 같다. 그리고 꼭 중요한 것은 이 집 딸이 하나 있는데, 파티 때마다 딸이 소개되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강하게 인상을 받은 것은,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서 파티를 열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내 딸이랑 결혼시키자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오늘 파티에서도 나도 같이 참가하고 있었는데, 하인에게 시켜도 될 음식 심부름을 굳이 딸에게 시켜서 가져오게 하고 될 수 있으면 파티에 자주 등장시키려는 주인아저씨의 의도가 조금 보였다. 인도의 파티는 다양하지만 그 성격에 따라서 남녀를 구별하는 파티가 있는데, 오늘 파티의 경우 직업적 모임파티라서 남녀가 구별되는 파티였음에도 그 집딸은 자주 들락거렸다.

역시 의사들도 유심히 그 딸을 관찰하는 눈치였다.

인도의 결혼 문화에 대해서는 정말 난 할말이 많은 사람이다. 인도의 결혼에는 다우리가 있다. 다우리란 결혼지참금을 말한다. 나중에 시간 내서 열심히 인도의 결혼에 대하여 뒷다마를 까리라.

오늘은 그냥 파티 이야기만 하고 말아야지..

결혼 이야기 적으려면 한 일주일은 걸린다. 이미 예전에 간단하게 소개하긴 했지만, 그밖에 쓸 내용이 아직 많다.

그래서 다음주 일기 주제는 결혼이야기


제가 하숙하던 집에서는 성대한 파티가 열렸습니다. 의사였던 집주인이 동료들을 초대한 자리였는데, 묘하게도 그 집 딸이 주인공처럼 계속 등장하더군요.

<2002년 4월 27일의 일기>

108.1 오늘의 파티 오늘 밤에 우리 하숙집에서 파티가 있었다. 여기서 강하게 인상을 받은 것은,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서 파티를 열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내 딸이랑 결혼시키자”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하인에게 시켜도 될 음식 심부름을 굳이 딸에게 시켜서 가져오게 하고... 역시 의사들도 유심히 그 딸을 관찰하는 눈치였다.

당시에는 '결혼 시장에 딸을 내보이는 자리'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지만, 훗날 17년을 살아보니 인도의 파티는 단순한 유흥을 넘어선 **'사회적 생존 전략'**이자 **'그들만의 리그'**였습니다.

하지만 그 '리그'가 내 윗집에서 매주 열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미 지난 포스팅에 이전 하숙집에서 있었던 인도 파티관련해서 쓴 글이 여러개 있지만,
오늘은 인도 주재원들의 영원한 숙적, **'인도 홈 파티 문화'**의 실체를 한번더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1. 바산트 비하르의 전쟁: "제발 잠 좀 자자!"

제가 법인장 시절, 델리 최고의 부촌이라 불리는 '바산트 비하르(Vasant Vihar)'의 2층 집에 살 때의 일입니다. 3층에 사는 이웃은 그야말로 **'파티광'**이었습니다. 한 달에 두세 번, 주말마다 파티를 열었죠. 옥상은 3층 관할이었는데, 파티가 열리면 옥상은 거대한 파티장으로 바뀌고, 3층과 옥상 두개의 층에서 파티가 진행됩니다.

  • 주차 대란: 파티 날이면 집 앞 골목은 손님들의 기사 딸린 차들로 꽉 막혀 제 차를 댈 곳도 없었습니다.
  • 진동하는 소음: 그냥 시끄러운 게 아닙니다. 바닥이 울릴 정도로 베이스를 키운 펀자비 음악(Punjabi MC 스타일)을 틀어놓고, 수십 명이 발을 구르며 춤을 춥니다.
  • 끝나지 않는 밤: 이들의 파티는 보통 밤 10시에 시작해서 새벽 2~3시가 되어야 끝납니다.

사람들이 저 정도로 많이 모이고, 정말 시끄럽습니다. 인도 파티 진짜 장난아닙니다.
사람들이 저 정도로 많이 모이고, 정말 시끄럽습니다. 인도 파티 진짜 장난아닙니다.

 

어느날은 제가 결국 참다못해 경찰을 불렀고, 대판 싸운 뒤 1년간 '냉전'을 겪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밤 12시 이후 음악 끄기로 타협했지만요.) 인도에서 집을 구할 때 **"윗집이나 옆집이 파티를 안 하는 집"**은 그 자체로 엄청난 프리미엄이자 축복입니다.

2. 그들은 왜 이렇게 파티에 집착할까?

인도인들에게 파티는 삶의 일부입니다.

  • 명분은 만들기 나름: 생일, 결혼기념일은 기본이고, 승진, 자녀 입학, 디왈리(Diwali), 홀리(Holi), 크리켓 경기 이긴 날, 아니면 그냥 "금요일이니까(TGIF)"... 파티를 열 핑계는 무궁무진합니다.
  • 과시의 장(Show-off): 2002년 일기처럼 자녀의 혼처를 구하기 위한 '쇼케이스' 목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부와 인맥을 과시하는 자리입니다. 얼마나 비싼 위스키를 내놓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는지가 그 집 주인의 사회적 지위(Status)를 증명합니다.

3. 민폐? 아니, "너도 즐겨!" (소음 불감증)

한국인들이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바로 **'소음'**입니다. "어떻게 이웃에게 이렇게 피해를 주지?"

  • 높은 소음 허용치: 인도는 기본적으로 소음에 관대한 사회입니다. 경적 소리, 사원의 기도 소리, 결혼식 행렬... 그들에게 소음은 '피해'가 아니라 삶의 '활기'입니다.
  • 공동체 의식: "내가 즐거우니 너도 즐거워야지"라는 마인드가 있습니다. 내가 시끄럽게 놀면, 내일은 네가 시끄럽게 놀아도 봐주겠다는 암묵적인 룰이 존재합니다. 물론 외국인인 우리에겐 그저 고통일 뿐이지만요.

4. 파티의 해부: 음식과 술, 그리고 수다

인도 홈 파티라고 해서 집주인이 앞치마 두르고 요리할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 출장 뷔페 (Catering): 손님이 10명만 넘어가도 대부분 케이터링을 부릅니다. 아예집 마당이나 옥상 한구석에 **'할봐이(Halwai, 요리사)'**를 불러서 즉석에서 탄두리 치킨을 굽고 난(Naan)을 굽게 합니다.
    이게 출장부페를 하고 있는 옥상파티장입니다.
    이게 출장부페를 하고 있는 옥상파티장입니다.
  • 스탠딩 파티: 소파가 있어도 잘 앉지 않습니다. 한 손에는 위스키 잔을 들고, 한 손에는 핑거 푸드(케밥 등)를 든 채 서서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대화합니다.
  • 위스키의 나라: 인도 파티의 메인은 무조건 위스키입니다. 독한 위스키를 물이나 소다에 타서 밤새 마십니다.
  • 남녀칠세부동석?: 2002년 일기처럼 보수적인 모임에서는 남자들은 거실이나 베란다에서 술과 담배를 즐기고, 여자들은 안방이나 주방 쪽에서 따로 모여 수다를 떠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물론 젊은 층 파티는 다 섞여 놉니다.)

5. 맺음말

2002년, 하숙집 딸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저는 10년 뒤 3층 집의 소음에 잠 못 이루는 가장이 되었습니다.

인도의 파티 문화는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관계 중심적인 사회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인도에서 집을 구하신다면, 부동산 중개인에게 물어보세요. "윗집 사람, 파티 좋아하나요?" 물론 대답은 기대하지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