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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도 지역전문가

124. 스님, 유학생, 여행자, 그리고 '야생' 주재원이 본 인도는 왜 다를까?

by 인도 전문가 2025. 12. 16.

2002년 5월13일, 월요일, 델리, 맑음

가상 이미지이지만, 딱 요런 분위기였답니다.
가상 이미지이지만, 딱 요런 분위기였답니다.

124.1 인도의 유학생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오늘 지난 번에 만난 인도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과, 델리대학에서 불교학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스님과 함께, 그 유학생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유학생 한명을 더 만났고, 인도 여행을 마치고 내일 돌아가는 배낭여행객 2명도 만났다. 모두들 한국음식에 감격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금방 친해졌다.

저녁 11시까지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재미있는 것이, 입장에 따라서 인도를 보는 시각이 정말 다르다라는 사실을 또 느꼈다.

유학생 입장에서, 스님 입장에서, 배낭여행자 입장에서, 기업인(지역전문가, )의 입장에서 보는 시각이 아주 확연하게 달랐다.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똑같은 현상을 가지고 모두 다르게 해석을 하는 것이었다. 서로 의견이 많이 달라서

나는 왜 이런 보는 시각의 차이가 생길까라는 생각을 해 보자고 제의를 했다.

, 우리나라나, 다른나라에서는 그런데로 비슷하게 보는 것을 분석하지만, 유독 인도라는 나라는 보는 사람마다 다른 해석을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를 알아보고 싶었다.

역시 그 이유도 시각차를 보이고 있었다.

유학생의 주장은, 인도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이에게는 과거가 보이고, 어떤이에게는 현재가 보이기 때문에 시각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나라고 말한 반면에,

스님은,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자신의 잣대에 비추어 왜곡된 인도를 바라보기 때문이란다. , 인도에 대한 선입관 때문이라고 한다.

배낭여행자 두명은 이구동성으로 절대 잊지 못할 여행,,, 재미있는것은 한명은 좋아하고 한명은 싫어했다는 사실 ㅎㅎ

등등

나는 그 와중에,, 기업인의 입장을 잠시 이야기했지만, 워낙 나의 인도에서 반년의 삶이 야생이었던지라 곧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하게 되었다.

 

밤 늦게는 옥상에 올라가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다.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돌아오는데, 또 릭샤랑 요금 가지고 싸웠다.

나쁜 놈 감히 누구에게 사기를 치려고!!!


23년전 이날은 델리의 한 유학생 하숙집 옥상에는 아주 기묘한 조합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철학을 공부하는 유학생, 델리대에서 불교학 박사를 밟는 스님, 내일 한국으로 떠나는 배낭여행자 둘, 그리고 기업 파견 지역전문가인 저까지.

김치찌개를 가운데 두고 앉은 우리는 밤늦도록 "도대체 인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같은 나라를 보고도 하는 말이 전부 제각각이었다는 점입니다.

<2002년 5월 13일의 일기>

124.1 인도의 유학생 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입장에 따라서 인도를 보는 시각이 정말 다르다는 사실을 또 느꼈다.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똑같은 현상을 가지고 모두 다르게 해석을 하는 것이었다. 유학생: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기 때문에 각자 보는 것이 다르다." 스님: "자기 자신의 잣대에 비추어 왜곡된 인도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날의 토론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Blind men and an elephant)' 우화 그 자체였습니다. 왜 우리는 같은 인도를 보며 다른 이야기를 할까요?

1. 4인 4색: 내가 서 있는 곳이 곧 나의 인도다

  • 유학생의 눈 (철학, 역사 전공): 그들에게 인도는 **'탐구의 대상'**입니다. 더럽고 불편한 현실보다는 그 이면에 깔린 수천 년의 역사와 사상, 다양성에 매료됩니다. "인도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는 일기 속 유학생의 말처럼, 그들은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으려 노력합니다.
  • 스님의 눈 (수행자): 스님에게 인도는 **'부처님의 땅'**이자 **'수행처'**입니다. 물질적인 풍요나 편리함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기 속 스님 말씀처럼 "자신의 잣대를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곧 수행이기에, 인도의 불편함조차 깨달음의 재료가 됩니다.
  • 여행자의 눈 (잠시 머무는 자):"잊지 못할 여행"이라는 같은 말, 다른 뜻 이날 만난 여행자 두 분의 반응이 압권이었습니다. 둘 다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이었다"라고 입을 모았지만, 속뜻은 정반대였습니다.
    • A씨: "너무 좋았다. 사람들의 순수함에 반했다. 꼭 다시 오고 싶다." (천국)
    • B씨: "진절머리가 난다. 두 번 다시 쳐다보기도 싫다." (지옥)
    • 똑같은 더위와 똑같은 카레를 먹었을 텐데, 누군가에게는 낭만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악몽이 되는 곳. 이것이 인도의 미스터리입니다
  • 그리고 나: 무늬만 '기업인, 주재원', 실상은 '야생의 생존자' 저는 명색이 대기업에서 파견 나온 '지역전문가'였습니다. 처음엔 "기업인의 시각에서 보면 인프라가..." 하면서 뭔가 있어 보이는 비즈니스 관점을 이야기하려 했죠. 하지만 솔직히 말해 지난 4개월간 저의 삶은 '야생' 그 자체였습니다. 40도 더위에 에어컨도 없이 버티고, 매일 릭샤꾼과 10루피로 싸우며 살다 보니, 고상한 비즈니스 분석보다는 "맞아, 진짜 인도 힘들지!" 하며 여행자들의 생존기에 더 맞장구를 치고 말았습니다. 넥타이만 안 맸지, 저도 그들과 똑같은 배낭여행자나 다름없었으니까요.

2. 인도가 '천의 얼굴'인 이유: 다양성(Diversity)의 역설

일기에서 유학생이 말한 "과거와 현재의 공존"은 인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 시간의 중첩: 소달구지와 벤츠가 한 도로를 달리고, 최첨단 IT 파크 옆에 슬럼가가 존재합니다. 누군가는 소달구지를 보고 "미개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IT 파크를 보고 "발전했다"고 합니다. 둘 다 맞습니다.
  • 문화의 모자이크: 언어만 수천 개, 종교도 다양합니다. 힌두교도, 무슬림, 시크교도가 섞여 삽니다. 내가 만난 인도인이 누구냐에 따라 인도는 전혀 다른 나라가 됩니다.

3. 스님의 가르침: "색안경을 벗어라"

당시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 23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에 남습니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잣대에 비추어 왜곡해서 보기 때문에 인도가 이상해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한국의 '빨리빨리', '청결', '정확함'이라는 잣대를 들이댑니다.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틀렸다"고 단정 짓죠. 하지만 인도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Different)' 것일 뿐입니다. 그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인도는 비로소 자신의 진짜 얼굴을 보여줍니다.

4. 맺음말

철학은 옥상에, 현실은 1층에 밤늦게 옥상에 올라가 춤추고 노래하며 "우리는 하나!"를 외쳤던 훈훈한 밤. 하지만 그 감동은 1층으로 내려오자마자 와장창 깨졌습니다. 집에 가는 릭샤를 잡는데 기사가 터무니없는 요금을 부르며 사기를 치려 했거든요.

"나쁜 놈… 감히 누구에게 사기를 치려고!!!"

방금 전까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스님 말씀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던 저는, 순식간에 다시 '전투 모드'로 변해 릭샤꾼과 멱살 잡고 싸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도의 매력 아닐까요?

고상한 철학과 진흙탕 같은 현실이 1초 간격으로 교차하는 곳. 그래서 우리는 인도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욕할 수밖에 없나 봅니다.

23년 전의 치열했던 토론, 그리고 릭샤꾼과의 싸움. 그 모든 것이 모여 지금의 저, '인도통 신성기'를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