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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도 지역전문가

128. 델리 길거리엔 왜 '도둑고양이'가 없을까? (Feat. 채식주의 쓰레기)

by 인도 전문가 2025. 12. 18.

2002년 5월17일, 금요일, 델리, 맑음

실제 이렇습니다.
실제 이렇습니다.

128.1 믿거나 말거나 할만한 사실 한가지  델리에 고양이가 적은 이유.

델리에는 도둑고양이가 별로 없다. 물론 있기는 있지만 많지는 않다. 아마 세계에서 큰도시 치고는 델리가 제일 적은 수의 고양이가 살 것이다.

서울에도, 일본에도, 미국에도, 러시아에도, 중국에도, 대도시에는 으레 엄청난 수의 도둑고양이가 밤에 설치고 다니는데, 인도에는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다. 가끔씩 보인다.

왜 그럼, 인도에는 도둑고양이들이 없을까?

누구에게 물어봐도, 아무도 모른다. 글쎄 다들 진짜 그렇다고 하지만, 한번도 그 이유를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내가 한참을 생각해서 그 이유를 알아냈다. 물론 이건 진짜 믿거나 말거나.

이유는 먹을게 없어서 고양이가 없다. 이다.

인도에는 길거리에 소, 개들이 무진장 많다. 돼지도 많다. 그렇다면 그들이 살기에 좋다는 뜻이다. 그럼 그들과 고양이의 차이점은 식사 문화가 다르다.

소는 채식성, 개는 잡식, 돼지도 잡식성이다. 반면에 고양이는 육식성이다.

이것이 델리에서 고양이가 없는 이유인 것이다. 아직도 그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는가?

인도의 쓰레기에는 고기가 거의 없다. 고기를 안 먹기 때문이다. 대부분 야채쓰레기에 고기라고는 고양이는 잘 못 먹는 닭고기가 전부다. 생선이나 다른 고기는 쓰레기에 거의 없다.

따라서 소, , 돼지는 배불리 먹어도, 고양이는 굶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도시의 쓰레기를 뒤져 먹는 도둑고양이의 특성상, 그 수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상. ㅎㅎ 아마 맞겠지?

 

128.2 오늘 델리를 못 떠났음

어제 여행사에 비행기를 분명히 예약을 했는데, 이놈의 인도놈들이 또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컨펌을 안한 것이다. 공항까지 갔다가 자리가 없어서 돌아왔다.

오늘 날씨도 더웠는데, 정말 짜증이 많이 났다.

카주라호로 가야 하는데, 다음 비행기를 보니, 일요일과 월요일인데, 월요일 티켓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기차를 타자니, 거기까지 1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이고, 버스를 타자니, 24시간 걸리고

일단, 월요일 것으로 다시 예약을 하고, 오늘 컨펌까지 내가 직접 확인했다.

델리에서 이틀간 더 있어야 할 사정인 것 같다.

그동안 혹시 못 갔던 델리 국립 박물관하고, 간디기념관, 동물원에나 갔다 와야겠다.


23년 전 이날은, 저는 델리 공항까지 갔다가 "예약 확약(Confirm)이 안 됐다"는 이유로 쫓겨나 다시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그 시절엔 온라인 예매가 없었으니, 여행사가 일 처리를 똑바로 안 하면 공항에서 낭패를 보기 일쑤였죠.)

강제 체류 덕분에 생긴 여유시간, 저는 델리의 골목길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기막힌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이상하다. 왜 이 큰 도시에 도둑고양이가 안 보이지?"

<2002년 5월 17일의 일기>

128.1 믿거나 말거나 – 델리에 고양이가 적은 이유 서울, 도쿄, 뉴욕에는 으레 엄청난 수의 도둑고양이가 설치고 다니는데, 인도에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유는 "먹을 게 없어서"이다. 인도의 쓰레기에는 고기가 거의 없다. 대부분 야채 쓰레기다. 소, 개, 돼지는 배불리 먹어도 육식성인 고양이는 굶을 수밖에 없다.

오늘은 23년 전 청년의 호기심 어린 분석을 바탕으로, **'인도 길거리 동물농장'**의 비밀을 파헤쳐 봅니다.

1. 고양이의 실종: "고기 없는 쓰레기통"

당시 제가 세운 가설은 지금 봐도 생태학적으로도 과학적으로 매우 타당해 보입니다. (저의 통찰력은 그때나 지금이나 좋네요. ㅎㅎ)

  • 식성의 차이: 개는 잡식성이라 탄수화물(로티, 밥, 비스킷)만 먹고도 생존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육식성(Obligate Carnivore)'**이라 타우린 등 고기에서 얻는 영양소가 필수적입니다.
  • 인도의 쓰레기: 힌두교의 영향으로 인도의 생활 쓰레기는 대부분 탄수화물과 야채입니다. 생선 뼈나 고기 조각이 넘쳐나는 한국의 쓰레기봉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먹을 게 없으니 번식이 힘든 구조입니다. 특히 힌두교도가 많은 북인도 지역의 음식 쓰레기는 Roti(밀가루 빵), 쌀, 카레, 야채 껍질밖에 없답니다.
  • 영역 싸움: 가뜩이나 먹을 것도 없는데, 골목마다 떼 지어 다니는 '길거리 개(Street Dogs)'들의 텃세에 밀려 고양이들은 지붕 위나 집 안 깊숙한 곳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무슬림 거주 지역이나 벵갈루루 같은 생선 소비 지역에 가면 고양이가 쫌 보입니다.)

2. 길거리의 지배자들: 소, 돼지, 염소 (주인 있음!)

고양이가 비운 자리는 덩치 큰 녀석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은 이들이 길거리를 배회하니 주인이 없는 줄 알지만, 사실 대부분 엄연히 주인이 있는 '자산'입니다.

  • ① 소 (Holy Cow):
    • 역할: 살아있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 소유권: 대부분 인근 **낙농가(Dairy Farmer)**의 소유입니다. 사료값을 아끼기 위해 낮에는 길거리에 풀어놓아 쓰레기를 먹게 하고, 저녁이 되면 귀신같이 집을 찾아가거나 주인이 데려가서 젖을 짭니다. (안타깝게도 비닐봉지까지 먹어서 배가 불룩한 소들이 많습니다.)
  • ② 돼지 (The Cleaners):
    • 역할: 하수구와 진흙탕의 청소부.
    • 소유권: 주로 하층민들이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델리보다는 시골이나 외곽 지역의 쓰레기장 근처에서 떼를 지어 다니는데, 이들 역시 방목형 사육입니다.
  • ③ 염소 (Walking Bank):
    • 역할: 비상금.
    • 소유권: 염소는 100% 주인이 있습니다. 무슬림 축제(이들 주하) 때나 급전이 필요할 때 시장에 팔면 큰돈이 되기 때문에, 길에 혼자 돌아다니는 염소는 거의 없습니다. 보통 주인이 줄을 잡고 있거나 근처에서 감시하고 있습니다.

3. 개 (Street Dogs): 유일한 '공공재'

유일하게 주인이 '특정되지 않은' 동물이 바로 개입니다. 하지만 이들도 완전히 야생은 아닙니다. 골목 주민들이 남은 로티나 우유를 챙겨주기 때문에 **'커뮤니티 독(Community Dog)'**에 가깝습니다. 밤이 되면 자기 구역을 지키며 낯선 사람을 향해 짖는 것으로 밥값을 합니다.
길거리개에 대한 상세한 고찰 https://gshin.tistory.com/97

 

81. 길거리의 주인들: 인도 'Street Dog'의 생존 방식과 그들의 비극

2002년 3월31일, 일요일, 델리, 맑음81.1 인도에서는 개도 조심해야 한다.인도에는 길거리에 소만 많은게 아니라, 개도 무진장 많다. 거의가 주인도 없이 길거리를 헤매는 개들인데 주로 소와 함께

gshin.tistory.com

 

4. 아날로그 시대의 비애: "Confirm Please"

잠시 2002년의 저로 돌아와 볼까요. 고양이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결국 비행기를 못 탔기 때문입니다.

<2002년 5월 17일의 일기>

이놈의 인도놈들이 또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컨펌을 안 한 것이다. 공항까지 갔다가 자리가 없어서 돌아왔다.

당시엔 종이 티켓을 들고, 여행사 직원이 전화로 "OK"를 받아주기만 기다려야 했습니다. 전산 처리가 늦어 오버부킹이 일상이었죠. 몇일 더 델리에 갇히게 된 저는 국립박물관과 간디기념관을 가기로 했나봅니다. (긍정왕!)

5. 맺음말

인도의 길거리는 인간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고기 없는 쓰레기를 먹어야 하는 고양이의 비애, 사료비를 아끼려는 주인의 계산 속에 풀려난 소들, 그리고 골목을 지키는 개들까지.

인도의 거리는 인간과 동물이 각자의 생존 방식을 가지고 치열하게, 때로는 평화롭게 공존하는 거대한 **'생태계'**입니다. 다음에 인도 길거리에서 소를 마주친다면, "아, 너도 퇴근하면 돌아갈 집이 있겠구나" 하고 생각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