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7일, 일요일, 델리, 맑음
88.1 6000대 이상의 버스가 어제부터 휴업에 들어감
대법원에서의 델리 시내에 디젤버스 운행 금지법안이 시행됨에 따라서 어제 토요일부터 델리 시내의 디젤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다.
만약 운행시에는 하루에 대당 1000루피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도저히 수지가 안맞아 운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제 하루동안에 37대의 디젤버스만이 운행되었을 뿐 6000대이상의 디젤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법원에서는 디젤버스를 CNG가스버스로 개조하지 않은 버스회사에도 벌금을 부여했다. 하지만 버스회사들은 그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어제부터 디젤버스를 운행을 중단한 것이다. 그리고 버스회사들은 시정부가 하루에 1000루피씩하는 벌금을 대신 부과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시 정부역시 그 요청을 거부한 상태이다.
어제 오늘은 그나마 토요일, 일요일이었으니 다행인데, 만약 내일까지 그게 지속되면 상당수의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될거 같다.
시에서는 내일 아침에 정부버스와, 기타 관광버스를 동원해서 불편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인데, 별로 나아질 상황은 아닌거 같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오토릭샤들이 그 기회를 틈타 바가지가 극성이다. 오늘도 밖에 잠깐 나갔다 왔는데, 매일같이 50루피에 가는 거리를 처음에 100루피를 부르는 등 바가지가 엄청났다.
아마도 바가지는 몇일 더 지속될거 같다. 학교도 화요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도 디젤버스가 없어지면 공기가 더 많이 좋아질 거 같아서 좋다. 정말 델리의 디젤버스는 정비를 제대로 안하는지 매연이 무진장 많이 나온다.
델리의 공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곳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정말, 정말로 공기가 무진장 좋아졌다고 한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매케한 냄새가 항상 나서 길가는 누구에게 물어도 델리의 가장 큰 문제는 공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긴, 작년 12월에 사전답사 왔을 때하고, 1월10일에 들어왔을 때하고 공기가 다름을 나도 느꼈으니깐. 그리고, 1월하고 지금 공기하고 또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전에 일기에도 언급했지만, 내 기침이 멎은 이유가 델리의 공기가 좋아졌기 때문인거 같다.
빨리 모든 디젤버스가 CNG로 개조됐으면…
오늘도 23년 전의 낡은 다이어리를 펼쳐봅니다. 2002년 4월, 델리는 대법원의 '디젤 버스 퇴출 명령'으로 인해 6,000대가 넘는 버스가 멈춰 서는 초유의 교통 대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노동자들의 파업이 아니라 회사에서 정부의 조치에 항의하는 파업이었네요.
기존에 포스팅한 인도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내용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이슈입니다.
63. 멈춰선 도시, 멈춰선 일상: 인도의 파업 문화를 말하다
63. 2002년 3월13일, 수요일, 델리, 맑음, 30도 63.1 오늘은 시험의 날이었다.오늘은 하루종일 시험만 본 날이었다.오늘 힌디학교에서 중간고사를 봤다. 전부터 사실 예고가 되어 있었는데, 성적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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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7일의 일기>
88.1 6000대 이상의 버스가 어제부터 휴업에 들어감 대법원에서의 델리 시내에 디젤버스 운행 금지법안이 시행됨에 따라서 어제 토요일부터 델리 시내의 디젤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다. 만약 운행시에는 하루에 대당 1000루피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도저히 수지가 안맞아 운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중략) 그래도 디젤버스가 없어지면 공기가 더 많이 좋아질 거 같아서 좋다. 정말 델리의 디젤버스는 정비를 제대로 안하는지 매연이 무진장 많이 나온다. 빨리 모든 디젤버스가 CNG로 개조됐으면…
당시 저는 맑아진 공기에 마냥 좋아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이 사건은 인도 행정의 고질적인 병폐를 그대로 보여주는 예고편이었습니다. 대안이나 지원책 없이 벌금부터 때리는 정부, 그리고 이에 반발해 시민을 볼모로 잡는 기업.
아니, 디젤버스를 CNG로 바꾸는 아이디어는 좋은데, 순서와 절차라는게 있어야지요. 개조비용지원이나 세금지원 혹은 유예기간을 두어 순차적으로 적용을 하던가, 일반 서민들의 발이 되어줄 대체교통 등을 준비한 후 진행을 시켜야지, 막무가내로 이렇게 행정을 하니 욕을 먹는 것 아니겠어요.
17년간 인도에서 살며 법인장으로 회사를 운영해 보니, 이런 '엇박자'와 '비효율'은 비단 버스 문제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오늘은 인도라는 거대한 코끼리가 왜 때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때로는 엉뚱한 곳으로 달리는지, 그 '헛발질과 비효율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헛발질의 역사: 정책 실패와 예산 낭비의 현장들
인도는 잠재력이 큰 나라이지만,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이나 집행 능력을 보면 "왜 돈을 쓰고도 욕을 먹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1) 통신: 시대를 역행한 CDMA의 혼란
2000년대 초중반, 전 세계가 GSM 방식으로 통합되어 가던 시절, 인도 정부는 갑자기 CDMA 방식을 대거 허용하며 통신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2004년경 릴라이언스 인포컴 등이 주도한 이 흐름은 결국 주파수 할당 비리 의혹(2G 스캔들)과 기술 표준의 파편화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나중에 다시 GSM/LTE로 통합되는 과정을 겪으며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인프라 중복 투자를 초래했죠.
(2) 국방: '메이크 인 인디아'의 그늘
인도 국방부(DRDO)의 자체 개발 역사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습니다.
- 아준(Arjun) 전차: 1974년 개발을 시작해 30년 넘게 걸려 2004년에야 군에 인도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무거워서 파키스탄 접경지대(펀자브의 무른 땅)에서는 기동이 불가능해 '계륵' 취급을 받았습니다.
- 테자스(Tejas) 전투기: 1983년에 시작된 경전투기 프로젝트는 엔진 개발 실패(카베리 엔진) 등으로 33년 만인 2016년에야 실전 배치되었습니다. 그사이 기술은 이미 구식이 되어버렸죠.
- 핵잠수함 아리한트: 수십 년의 개발 끝에 건조했지만, 2017년 승무원이 해치를 닫지 않아 바닷물이 유입되어 10개월간 수리 들어갔다는 보도는 인도 해군의 관리 부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3) 도로 인프라: '도로가 나쁘면 차가 빨리 망가지고, 차가 빨리 망가지면 새 차를 산다?'
인도의 도로는 "부패의 전시장"이라 불립니다. 입찰 과정에서의 뒷돈 거래, 규격 미달의 자재 사용으로 인해 도로는 깔자마자 파손됩니다. 몬순(우기)이 한 번 지나가면 도로는 달 표면처럼 변하죠.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도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거대한 구멍(Pothole)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나라. 유지보수 비용으로 돈은 돈대로 쓰고, 물류 효율은 바닥을 기는 악순환입니다.

(4) 교육: NTA(국가시험원)의 총체적 난국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입니다. 의대(NEET), 공대(JEE) 입시를 주관하는 NTA는 매년 시험지 유출, 서버 다운,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등으로 수백만 수험생들을 멘붕에 빠뜨립니다. 2024년에도 NEET 시험지 유출 의혹으로 전국적인 시위가 일어났죠. 국가의 미래인 교육 시스템조차 신뢰를 잃고 있는 현실입니다.
2. 추가 사례: 잊을 수 없는 3가지 '대형 사고'
제가 인도에 있으면서 직접 목격하거나 겪었던, 정부의 대표적인 헛발질 사례들입니다.
① 2016년 화폐 개혁 (Demonetization)
어느 날 밤 갑자기 총리가 TV에 나와 "오늘 자정부터 500, 1000루피 지폐는 휴지 조각이다"라고 선언했죠. 목적은 검은 돈(Black Money) 근절이었습니다.
- 결과: 현금 경제 중심이었던 인도는 마비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몇 달간 은행 앞에 줄을 섰고, 중소 상공인들은 도산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검은 돈의 99%는 세탁되어 은행으로 돌아왔다는 통계가 나중에 발표되었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렀지만 실익은 의문인 정책이었습니다.
② 2010년 델리 커먼웰스 게임 (CWG)
인도의 이미지를 높이겠다며 유치한 국제 대회였지만, 준비 과정은 '부패 백화점'이었습니다.
- 실태: 경기장은 대회 직전까지 완공되지 않았고, 선수촌은 비위생적이었으며, 다리는 무너졌습니다. 휴지걸이 하나에 수십만 원을 청구하는 등 조직위의 횡령이 드러나며 국제적인 망신을 샀습니다.
③ 나마미 간게 (Namami Gange: 갠지스강 정화 사업)
2014년 모디 정부 출범과 함께 수조 원을 쏟아부은 야심 찬 프로젝트입니다.
- 현실: 10년이 지난 지금, 갠지스강은 여전히 오염되어 있습니다. 하수 처리 시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종교적 이유로 강에 버려지는 오물들은 통제되지 않습니다. 예산은 썼지만 강물은 맑아지지 않는, 전형적인 행정력 낭비 사례입니다.
3.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원인과 분석)
도대체 왜, IT 강국이자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나라가 행정은 이 모양일까요?
- 뿌리 깊은 부패 (Corruption): 공무원, 정치인, 기업 간의 카르텔은 시스템 효율화를 막는 가장 큰 적입니다. 투명해지면 뒷돈을 챙길 수 없으니까요.
- 복잡한 민주주의와 이해관계: 인도는 '너무 민주적'이라 문제입니다. 도로 하나를 깔려 해도 토지 소유자, 환경 단체, 야당, 지역 카스트의 이해관계를 모두 조율해야 합니다. 중국처럼 밀어붙일 수 없는 구조입니다.
- 관료주의 (Red Tape): 영국 식민지 시대의 유산인 서류 만능주의는 의사 결정을 한없이 느리게 만듭니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공무원들의 태도(일기에도 나오죠?)도 한몫합니다.
- 낮은 감시 기능: 언론은 정권의 눈치를 보고, 대다수 국민은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빠 이런 비효율을 '카르마(운명)'나 '어쩔 수 없는 일'로 체념해 버립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굴러간다
이런 엉망진창인 시스템 속에서도 인도는 매년 7%씩 성장합니다. 참 미스터리하죠? 그 답은 바로 **'국민들의 생존력'**에 있습니다.
정부가 전기를 안 주면? 아파트마다 발전기를 돌립니다. 정부가 물을 안 주면? 사설 물탱크 차를 부릅니다. 도로가 막히면? 오토바이를 타고 샛길로 달립니다.
잘사는 사람들은 돈으로 '사설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의 실패를 피해 가고, 서민들은 그들만의 생활력(주가드, Jugaad)으로 빈틈을 메우며 살아갑니다.
2002년, 버스 파업으로 멈춰선 델리 거리에서 바가지 릭샤를 타야 했던 저의 경험은, 2025년인 지금도 형태만 달리할 뿐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도는 정부 때문에 크는 게 아니라, 정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키우는 나라다." 이 농담 같은 말이, 어쩌면 인도의 진짜 현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20년전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대기오염문제는 어떻게좀 해주면 좋겠네요. 지금도 힘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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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내 코는 적응했지만, 내 폐는 포기했다. 델리 공기오염과의 20년 전쟁
2002년 3월8일, 금요일, 델리, 맑음58.1 델리의 공기가 좋아진 걸까? 아니면 내 코가 적응한 건가?오늘 문득 느낀 건데, 요즘 특별히 델리의 공기가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먼지는 여전히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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