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15일, 토요일, 뭄바이, 흐림
157.1 초우빠티해변과 하지알리 무덤 방문
초우빠티해변은 뭄바이의 가장 유명한 해변으로, 마린드라이브의 맨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바닷물은 더러워서 수영하는 사람은 몇 명 없지만 모래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낙타나 말이 끄는 수레며 사람이 손으로 돌려주는 회전목마에 앉아 있는 인도 꼬마, 고리 던지기를 권유하는 인도 아저씨, 부채장수, 야자장수, 땅콩장수, 작은 원숭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재주를 보여주며 돈 받는 총각들, 초우빠티 해변은 재미있는 해변이다. 인도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데이트를 하는 곳도 이곳 해변이며, 여기서 사먹는 튀김도 맛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광안리 해수욕장이라고나 할까?
근처에 조그마한 수족관도 있는데, 여러가지 예쁜 바다 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그런데, 크기가 작아서 쉽게 지나치기 쉽다. 실제로 나도 한참 왔다갔다 하다가 찾았다.
인도문에서 택시로 약 15~20분 정도 걸리며, 요금은 40루피면 충분하다.
거기서 다시 택시로 40루피 정도 주면 하지알리 무덤으로 갈수 있는데, 가보니, 히라빠나전자상가와 바로 지척의 거리이다.
이 무덤은 현재 이슬람 사원으로 무슬림들이 매일 기도를 하러 오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데, 오전에는 바닷물이 들어와서 들어갈 수가 없고, 오후가 되면 물이 빠져서 길이 생긴다. 내가 갔을 때 마침 물이 빠져서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었으나, 나는 복장과 신발이 준비가 안되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참고로, 이슬람 사원은 긴바지와 맨발로 들어가야 한다.)
밖에서 보면 작은 궁전으로 보이는데, 밤에는 조명을 켜서 무척 아름답다.
무덤 이름인 하지알리는 메카를 순례하다가 죽은 이슬람 성인의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 무덤의 방향이 정확히 메카를 향해 있다고 한다.
[인도 뭄바이] 낭만과 충격 사이, 뭄바이 해변의 '진짜' 얼굴: 수영 못 하는 바다, 초우빠티와 주후 비치
'2002년 6월 15일, 뭄바이. 흐림.'
이날은 뭄바이의 상징과도 같은 초우빠티 해변과 바다 위의 사원 하지알리를 찾았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해변은 인파로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상상하는 에메랄드빛 바다와는 거리가 한참 멀더군요.
<2002년 6월 15일의 일기>
바닷물은 더러워서 수영하는 사람은 몇 명 없지만 모래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낙타나 말이 끄는 수레, 사람이 손으로 돌려주는 회전목마, 야자 장수, 원숭이 묘기... 초우빠티 해변은 재미있는 해변이다. 하지알리 무덤은 바다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데, 오후가 되면 물이 빠져서 길이 생긴다.
2002년의 일기 속에 묘사된 뭄바이 해변의 모습,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놀라울 만큼 그대로입니다. 오늘은 뭄바이의 바다가 왜 '수영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 구경하는 곳'인지, 뭄바이는 기본이고 인도의 독특한 해변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뭄바이의 두 바다: 초우빠티(Chowpatty)와 주후(Juhu)
뭄바이에는 큰 해변이 두 곳 있습니다. 하나는 남부 뭄바이(South Mumbai)의 끝자락, 마린 드라이브와 연결된 '초우빠티 해변'이고, 다른 하나는 공항 근처 부촌인 반드라 위쪽에 위치한 '주후 비치'입니다.
이 두 곳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수영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일기에도 적었듯, 물이 정말 더럽습니다. 뭄바이라는 거대 도시에서 쏟아져 나오는 생활 하수와 오물이 정화되지 못한 채 바다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아(Goa)나 께랄라처럼 파란 바다에 몸을 던지는 '휴양지'를 기대하고 갔다가는 큰코다칩니다. 첸나이나 코친도 사정은 비슷해서, 인도의 대도시 해변에서 수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2. 수영복 대신 사리(Saree), 수상 스포츠 대신 길거리 음식
물이 더러우니 당연히 바나나보트나 제트스키 같은 '수상 스포츠'도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뭄바이(혹은 인도 대부분의 해안도시)의 해변은 거대한 '유원지'이자 '사교의 장'입니다.
- 보수적인 물놀이 문화: 인도인들이 물에 들어가는 모습은 가끔 볼 수 있지만, 대부분 무릎이나 허리 정도까지만 담그는 수준입니다. 특히 여성들은 수영복이 아닌, 일상복인 '사리(Saree)'나 '펀자비'를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갑니다. 외국인 눈에는 참 이질적인 풍경이지만, 보수적인 인도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https://gshin.tistory.com/89 - 먹거리 천국: 바다를 등지고 모래사장에 앉아 '벨뿌리(Bhel Puri - 튀밥에 야채와 소스를 버무린 간식)'나 '파브바지(Pav Bhaji - 버터에 구운 빵과 커리)'를 사 먹는 것이 이곳의 국룰입니다.
- 사람 구경: 손으로 돌리는 수동 회전목마, 어디선가 나타난 낙타와 말, 호객꾼들의 외침까지. 바다 풍경보다 사람 구경이 더 재미있는, 그야말로 '로컬 바이브(Local Vibe)'가 폭발하는 곳입니다.
73. 조깅도, 수영도 '사리(Saree)'를 입고? 인도 전통의상의 두 얼굴
2002년 3월23일, 토요일, 델리, 맑음, 36도73.1 인도인들의 조깅하는 모습아침에 운동을 하니, 인도인들의 아침 운동하는 모습을 매일 보게 된다. 그런데,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게 있는데, 옷을 전부
gshin.tistory.com
3. 신(神)들이 잠기는 바다: 가네쉬 차투르티
평소에는 유원지 같은 이 해변들이 1년 중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변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뭄바이 최대의 축제인 '가네쉬 차투르티(Ganesh Chaturthi)' 기간입니다.

축제의 마지막 날이 되면, 수십만 명의 인파가 코끼리 신(가네쉬)의 거대한 조각상을 들고 초우빠티와 주후 비치로 몰려나옵니다. 그리고 그 신상들을 바다 깊숙이 수장(Visarjan)시킵니다. 이날 수백 수천의 가네쉬가 이 해변에서 수장당한답니다. 이때만큼은 더러운 바닷물이 성스러운 물로 여겨지며, 뭄바이 시민들의 신앙심이 절정에 달하는 장엄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4. 바다 위의 신비, 하지알리(Haji Ali)
초우빠티 해변 근처에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이슬람 사원, '하지알리'가 있습니다.
이곳은 조수 간만의 차가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곳입니다. 밀물 때는 사원으로 가는 길이 바닷물에 잠겨 고립된 섬처럼 보이지만, 썰물이 되면 바닷길이 열려 사람들이 걸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슬람 사원은 긴바지와 맨발로 들어가야 한다."
일기에 쓴 것처럼 복장 규정이 엄격하고, 들어가는 길 양옆으로 수많은 걸인들이 줄지어 있어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밤이 되어 조명이 켜진 하지알리가 검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은 뭄바이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야경 중 하나입니다.
'마무리하며'
깨끗한 백사장과 푸른 파도는 없지만, 뭄바이의 해변에는 1,300만 시민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종교가 짙게 배어 있습니다.
오물과 쓰레기가 뒹굴고, 끈적한 습기가 달라붙는 곳이라 오래 머물기엔 부담스럽지만, 파도 소리를 들으며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만약 뭄바이에 오신다면 수영복은 챙기지 마세요. 대신 편한 신발을 신고, 해 질 녘 수많은 인파 속에 섞여 인도의 '진짜' 바다 냄새를 맡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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